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주던 한일항로 물동량이 8월 들어 크게 위축됐다. 선사들은 휴가철과 일본 명절 여파로 수요가 곤두박질 쳤다고 전했다.
상반기엔 견실한 성장을 이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에 따르면 1~6월 한일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6.2% 증가한 100만3363TEU를 기록했다. 수출화물은 7.1% 늘어난 57만2303TEU, 수입화물은 5.4% 늘어난 43만1060TEU였다. 상반기 물동량이 100만TEU를 넘어선 건 올해가 처음이다. 상반기 흐름을 유지한다면 올 한 해 물동량은 200만TEU 고지를 넘어설 것으로 점쳐진다.
수출입화물(로컬화물)은 1.4% 늘어난 36만9026TEU를 기록했다. 수출은 4.5% 늘어난 19만8743TEU, 수입은 1.9% 감소한 17만283TEU였다.
환적화물 중 아시아 지역 제3국을 연결하는 3국 간 환적화물은 15.1% 늘어난 47만8560TEU로, 전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이출(移出)이 12.3% 늘어난 28만9423TEU, 이입(移入)이 21.1% 늘어난 18만9137TEU였다. 이출입 비중은 지난해 62 대 38에서 올해 60 대 40으로 좁혀졌다. 3국 간 환적화물의 경우 전통적으로 이출이 이입을 크게 웃도는 상황이다.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5.7% 감소한 15만5777TEU에 그쳤다. 이출이 2.2% 감소한 8만4137TEU, 이입이 9.5% 감소한 7만1640TEU였다. 피더화물 이출입 격차는 지난해 52 대 48에서 올해 54대 46으로 더 벌어졌다.
6월 한 달 한일항로 물동량은 4.5% 늘어난 17만1218TEU였다. 전 달인 5월의 3.6%에 비해 성장 폭이 확대됐다. 수출이 2.2% 늘어난 9만3548TEU, 수입이 7.4% 늘어난 7만7670TEU로 집계됐다. 아직까지 공식 집계가 나오지 않은 7월 실적도 비수기 치고는 안정적인 모습을 띠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공장들이 정상 조업을 하면서 해운 수요도 만족할 만한 수준을 보였다고 선사들은 전했다.
‘잘 나가던’ 한일항로 수요는 이달 들어 급격히 둔화된 모습이다. 선사들은 셋째 주까지 화주들의 선적예약이 크게 감소했다고 전했다. 8월은 직장인들의 휴가가 정점을 찍는 데다 우리나라의 추석이라 할 수 있는 일본 오봉절이 껴 있어 공장 가동률이 급격히 하락한다. 일본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오봉절인 8월15일을 전후해 일주일에 달하는 연휴를 주고 있다.
8월 수요 부진으로 4기(7~8월) 선적상한선(실링) 달성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선사들은 맹외선사들의 시장 침투를 우려해 이 기간 실링을 지난해에 비해 3%포인트 높은 96%로 정한 터라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선사 관계자는 “8월 3주 동안 배가 비어서 나가다 중순 이후 다시 회복되는 단계”라며 “나머지 2주 동안 수요가 실링에 도달할 수준 만큼 올라와 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수출 200달러, 수입 50달러 대를 유지하고 있다. 수출운임은 공표운임이 지켜지고 있다는 평가다. 8월 인상된 체화료(디머리지) 체선료(디텐션)도 화주들의 반발 없이 징수되고 있다고 선사들은 전했다. 체화료는 3000엔에서 4000엔, 체선료는 800엔에서 1000엔으로 올랐다. 선사 관계자는 “다른 항로에 비해 한일항로 화주들은 제값 주고 화물을 싣겠다는 생각이 크다”고 말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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