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에 접어든 한일항로에선 아직까지 수요 약세의 기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선사들은 8월부터 휴가철에 따른 시황 침체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일본 현지에서 부과하는 체선 체화료 인상을 통해 수익 제고에 나선다.
5월 물동량은 4월에 비해 다소 증가율이 둔화됐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에 따르면 5월 한 달 한일항로 컨테이너 수송량은 16만7398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16만1542TEU에 비해 3.6% 성장했다. 수출은 3.1% 늘어난 9만6562TEU, 수입은 4.4% 늘어난 7만836TEU였다. 아시아 지역 제3국을 연결하는 환적화물의 강세가 전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5월 삼국 간 환적화물은 10.8% 늘어난 8만212TEU였다. 이출이 7.3% 늘어난 4만9371TEU, 이입이 17% 늘어난 3만841TEU였다.
삼국 간 환적화물은 올해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1월 12%, 2월 24%, 3월 7%, 4월 25% 등 3월 한 달을 제외하고 두 자릿수 성장을 구가했다. 반면 직교역화물(로컬화물), 원양항로와 연결되는 피더화물은 다소 부진한 편이다. 같은 달 로컬화물(6만353TEU)은 2% 성장에 그쳤고 피더화물(2만6833TEU)은 10%의 하락세를 띠었다. 특히 피더화물은 4월의 7% 성장을 제외하고 올해 들어 매달 후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도 비수기 치고는 안정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아직까지 공장들이 정상적으로 조업을 하고 있어 급격한 물동량 하락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의 흐름에 미뤄 비교적 높게 설정된 4기(7~8월) 선적상한선(실링)도 달성률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사들은 올해 들어 맹외 선사들의 공격적인 시장 진출에 대응해 실링을 완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비수기인 7~8월에도 96%가 설정됐다. 지난해의 93%에 비해 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선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전체적으로 실링을 밑도는 모습이지만 물동량 흐름이 나쁘지 않아 월말엔 정해진 할당량을 채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다음달이 문제다. 일본 오봉절과 우리나라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공장 가동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추석이라 할 수 있는 일본 오봉절은 올해 8월13일부터 16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법정공휴일은 아니지만 고유 명절이어서 많은 일본 기업들이 이 기간 동안 휴가를 주고 있다.
운임은 전달과 비슷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부산발 일본 주요항로 수출운임은 선사들이 해양수산부에 신고한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00달러 선이 유지되는 모습이다. 공표운임의 경우 ±10%의 갭을 허용하고 있어 실제 적용되는 운임은 180~220달러 대로 파악된다. 수입운임은 50달러 대다.
선사들은 8월부터 일본 항만에서 발생하는 체화료(디머리지)와 체선료(디텐션)를 각각 올려 받는 방법으로 수익개선에 나선다. 체화료는 TEU당 3000엔에서 4000엔, 체선료는 800엔에서 1000엔으로 각각 인상된다. 선사들은 화주 측에서 무료장치기간이 지나고도 컨테이너를 찾아가지 않을 경우 체화료를, 무료반납기간 이후에도 컨테이너를 돌려주지 않을 경우 체선료를 각각 부과하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8월부터 원양항로 수준으로 체화료와 체선료를 인상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근해항로 요율이 낮았던 터라 화주들도 (인상에) 크게 반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