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중동항로에서는 약세 시황이 지속된 탓에 취항선사들의 한숨이 끊이질 않았다. 화물유치 경쟁이 치열한 탓에 해운사들은 하반기 들어 중동항로 시황이 크게 나빠졌다고 입을 모았다. 연휴 전 밀어내기 물량이 크게 증가하지 않은 점도 선사들에게 악재로 작용했다.
소석률 또한 선사들마다 차이가 있지만 지난해보다 약 10~15% 정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선사 관계자는 “중동항로 비수기인 겨울이 다가옴에 따라 물동량이 현 상태에서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상 유지만 해도 선방한 셈”이라고 말했다.
운임 약세에도 불구하고 중동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선사들의 발걸음은 계속되고 있다. 골드스타라인과 고려해운, SM상선, TS라인, RCL(리저널컨테이너라인)은 11월 중순 중국과 스리랑카, 파키스탄, 아랍에미리트를 잇는 노선을 공동운항하며 중동 서비스를 강화한다.
다섯 선사는 5000~65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을 공동배선한다. 골드스타라인이 2척을, 나머지 선사들이 각각 1척의 선박을 투입한다. 첫 배는 11월17일 신강을 출항할 예정이다. 기항지는 신강-칭다오-상하이-닝보-서커우-포트클랑-콜롬보-카라치-제벨알리-콜롬보-포트클랑-싱가포르-신강 순이다. 이번 서비스 개설을 주도한 골드스타라인은 중동 해운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물류 네트워크 구축에 드라이브를 걸게 됐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최근 중국발 중동향 물량이 크게 늘고 있어 서비스 참여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몇몇 선사는 이번 서비스 개설이 전환배치(캐스케이딩)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했다. 미주항로에 취항했던 선박들이 파나마운하 확장 개통 이후 중동 노선으로 배를 전환배치했다는 설명이다.
중국발 중동향 해상운임은 9월 말 400달러선을 밑돌았다가 10월 들어 소폭 반등했다. 10월13일 상하이항운거래소(SSE)가 발표한 상하이발 페르시안걸프·홍해항로 운임은 TEU 당 410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4월까지만 해도 900달러를 넘어서며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후 하락세를 지속했다. 한국발 제벨알리행 운임은 최근 400달러까지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항로의 주력 아이템인 프로젝트 화물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과거 중동시장을 타깃으로 국내 건설사들은 높은 성장을 일궈왔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프로젝트 수주량이 크게 떨어지며, 중동으로 향하는 화물은 덩달아 감소했다. 선사 관계자는 “중동으로 향하는 건설 프로젝트 화물이 최근 크게 줄었다. 운임 하락세 역시 지속되고 있어 회복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카타르 단교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현지 기업간 정보공유체제를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카타르 경제협력관계가 현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리스크 요인을 파악해 코트라 및 현지 기업간 정보공유체제를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외교 갈등으로 해외건설사업, 에너지 수급, 물류 부문 등에서 한국 기업이 불이익을 받는 경우 정부간 대화 및 협상을 통해 애로사항을 해소할 수 있도록 인적 네트워크 및 대화 채널 구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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