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는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되면서 지난해부터 이어진 시황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선사들이 올해 들어 공을 들이고 있는 운임 회복 전략도 동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들어 2월까지 물동량은 지난해의 성장세를 계속 이어갔다. 특히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수출화물의 호조가 눈에 띈다. 사업자단체인 황해정기선사협의회(황정협)에 따르면 1~2월 한중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43만9496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1만3745TEU에 견줘 11.4% 성장했다.
수출물동량은 2016년 16만1714TEU에서 올해 18만3719TEU로 13.6% 성장했다. 상하이항이 19.5% 늘어난 5만7600TEU, 칭다오가 9.9% 늘어난 2만1700TEU, 닝보가 31.1% 늘어난 1만5800TEU, 신강이 1.6% 늘어난 2만7500TEU로 집계됐다.
수입물동량은 9.8% 늘어난 25만5777TEU를 거뒀다. 상하이항이 13.6% 늘어난 6만4400TEU, 칭다오항이 10.9% 늘어난 4만9000TEU, 닝보항이 26.3% 늘어난 1만7000TEU를 처리했다. 반면 신강은 3.1% 감소한 3만800TEU, 다롄은 2.5% 감소한 2만1500TEU에 머물렀다.
올해 실적 상승을 두고 해운기업들은 전년 실적의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물동량은 8.5% 감소세를 보인 바 있다. 특히 수출은 13.8%의 뒷걸음질을 보였다. 올해 들어 높은 폭의 성장을 배경으로 과거 실적을 회복했다는 평가다. 2015년 첫 두 달간 물동량은 43만1200TEU였다.
선사들은 2월까지 선전하던 수출물동량이 3월 들어 정체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를 급격한 수요 부진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수입화물은 견실한 모습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반면 수출화물은 최근 들어 둔화되는 양상”이라며 “중국이 이달 들어 사드 보복을 본격화하고 있는데 그 영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사드 보복 조치는 선사들의 운임회복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 선사들은 1월과 3월 두 차례의 인상 절차를 통해 한 자릿수였던 계약화주 대상 수출 운임을 20피트 컨테이너 기준으로 20달러선까지 끌어올렸다. 황정협은 최근 선사를 대상으로 감사를 벌이며 운임 단속에 나섰다. 아울러 7월에도 추가 인상을 통해 50달러선으로 회복할 계획이다.
하지만 화물 둔화가 본격화될 경우 선사들의 구상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선사 관계자는 “통관과 비자발급 등이 까다로워지면서 한중 구간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들의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며 “수요가 영향을 받을 경우 모처럼 인상한 운임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SM상선은 한진해운의 항권을 근거로 다음달 12일자로 부산과 중국 신강 칭다오를 연결하는 한중익스프레스(KCX)를 개설할 예정이다. 다만 항권은 거래 대상이 아니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어 항로 개설이 원활히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황정협 가입은 국내선사들의 승인을 마친 상태로 중국측 동의만 남겨 놓고 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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