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22 10:07

한중항로/ 비수기 맞아 시황부진 이어져

운임공표제 앞두고 선사들 인상안 마련 분주
한중항로의 부진은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1월이 전통적인 해운시장의 비수기란 점에서 시황 만회를 기대하긴 힘들다는 게 선사들의 설명이다. 취항선사들은 1월22일 열린 황해정기선사협의회 정기총회를 기점으로 운임회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상하이와 닝보 등 주요 항로에서 협의체를 중심으로 운임회복 의지를 다지고 있다.

3월 시행되는 운임공표제는 시장 반등의 호기가 될 전망이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한중항로는 비정상적인 운임이 가장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곳인 만큼 운임공표제를 도입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물동량은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줄곧 감소세를 보여왔던 수요는 연말연시 연휴기간을 지나면서 부진이 깊어진 모습이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중항로 물동량은 총 267만7800TEU를 기록, 1년 전의 275만200TEU에 견줘 2.6% 감소했다.

물량 감소는 수출항로의 부진 때문이다. 지난해 수출화물은 두 자릿수의 역신장을 기록했다. 수입화물은 2014년 152만600TEU에서 158만8083TEU로 4.4% 늘어난 반면 수출화물은 122만9600TEU에서 108만9700TEU로 11.4% 감소했다.

4분기 실적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수출화물은 12% 감소한 28만2600TEU, 수입화물은 1.8% 늘어난 41만7800TEU였다. 그 결과 전체 화물은 70만TEU를 기록, 4.2% 감소했다. 12월 한 달 실적은 수출화물 4.7% 감소 수입화물 4.9% 성장으로 요약된다. 그 결과 전체 화물은 0.8%의 근소한 성장세를 보였다.

선사 관계자는 “2016년 1월 실적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수요 자체가 워낙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이어서 보합세를 띤다는 건 곧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는 걸로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운임은 지난달 이맘 때와 비교해 30달러 이상 떨어졌다. 연말부터는 한계 수준까지 다다른 상황에서 소폭의 등락을 보이는 형편이다. 시나브로 하향세를 밟는 흐름은 선사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상하이항운거래소 1월8일자 운임은 20피트컨테이너(TEU)당 상하이-부산간 108달러다. 지난해 12월11일자 144달러에 비해 36달러 하락했다. 선사들은 황정협을 중심으로 상하이 닝보 등 주요 수입항로에서 운임인상을 꾀하고 있다. 상하이 신강 닝보 등은 지난해 수입항로에서 7~10%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곳이다.

수출항로 운임은 심각하다. 부산발 운임은 50달러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일부 선사들은 100달러 안팎인 터미널조작료(THC) 할인을 유인책으로 화물집화에 나서는 등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 기본운임은 유명무실한 상황에 다다른 셈이다.

선사들은 운임공표 시행에 즈음해 운임인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7일자로 운임공표제 시행을 위한 ‘외항운송사업자 운임공표 업무처리 요령’ 개정을 행정예고했다. 분기로 돼 있던 운임공표 시기를 4월과 10월로 간소화했으며 공표운임과 협의운임의 차액을 10% 이내로 강화했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실제로 받는 협의운임을 어떻게 단속하느냐가 제도의 성패를 판가름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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