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동항로는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10월 말 물동량이 반짝 상승세를 보였다가 11월 초 물량이 빠지면서 시황이 좋지 못했다.
10월에 실시된 임시휴항과 서비스 개편도 선복감축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수급불균형을 맞추기 위해 선사들은 더 많은 선복감축에 나서야했지만 소석률(선복대비화물적재율) 끌어올리기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해상운임 역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11월13일 발표한 상하이발 페르시안걸프·홍해항로 평균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60달러를 기록했다. 월초 400달러를 기록했지만 중순 들어 붕괴된 데 이어 하락세를 보였다. 그중 한국발 이란향 해상운임은 선사들의 평균 소석률 하락으로 인해 내리막길을 걸었다. 평균 1000달러대를 형성하고 있던 운임이 붕괴된 것.
선사들은 선박 대형화와 유가하락 장기화로 인한 현지 구매력 저하 등을 시황악화의 주범으로 꼽았다. 원양항로에 투입됐던 선박들은 호주, 중동 등에 배치되며 선복과잉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평균 3000~4000TEU급을 넘어 5000~8000TEU급 선박이 잇따라 투입되며 시황악화에 불을 지폈다.
저유가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선사들의 채산성 향상을 가로막고 있다. 유가하락으로 인해 현지 바이어들의 구매력은 아직도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프로젝트, 레진 물량 등의 감소와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는 상태라, 평균 소석률이 지난해에 비해 떨어졌다”고 말했다.
매년 11~12월 초에 나타나던 연말 밀어내기 특수는 올해 기대하기 어려워 선사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져갈 것으로 보인다. 선사 관계자는 “8월부터 조금씩 무너진 시황이 연말까지 이어지며 밀어내기 물량도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의 프로젝트 시장은 당분간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올해 5월 이후 사우디에서 발주 예정이던 대형 프로젝트 중 상당 부분 취소되거나 입찰이 연기되고 있다. 이미 입찰이 실시된 프로젝트들도 낙찰자 결정이 지연되는 등 당분한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저유가 추세와 관계없이 시급을 요하는 프로젝트는 예정대로 발주될 수 있으나 이 역시 규모의 축소나 재원조달방식 변경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 관계자는 “고유가 시기에도 우리 기업들이 저가 수주로 인해 대부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주된 프로젝트로 인해 천문학적 손실을 보았던 점을 감안한다면, 불황기의 프로젝트 수주에는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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