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전통적인 성수기를 맞아 중동항로는 기대에 못 미치며 부진했다. 대형 화주의 물량이 많이 나오지 않아 예전의 성수기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선사들의 중론이다. 재작년 화물적재율(소석률)이 90%대 이상을 보였던 중동항로 취항선사들의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현재 평균 70~80%대의 소석률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재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중동항로 취항선사들은 임시휴항 등으로 선복을 조절해 시황약세를 극복해내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컨테이너선의 대형화와 신규서비스 증가로 인해 선사들의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이어진 프로젝트 물량 감소로 중동항로는 어두운 시황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유가하락으로 인해 현지 바이어들의 구매력은 아직도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한국발 이란 반다르아바스행 수출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약 1200~1500달러로 크게 떨어졌다. 2200~2500달러를 기록했던 재작년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 수치다. 본래 이란향 운임은 제재로 인해 타 지역과 비교해 2배 넘게 차이가 났다. 하지만 반다르아바스 터미널2로 직기항하는 선사들이 늘면서 운임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덩달아 인근에 위치한 부셰르행 수출운임도 최근 크게 하락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부셰르항의 운임은 2000달러 중반대를 유지했지만 최근엔 1500달러를 지키기에도 버거운 모습이다.
상하이발 중동행 평균 운임은 700달러선이 붕괴됐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8월14일 발표한 상하이발 중동행 평균 운임은 TEU당 661달러까지 하락했다. 8월7일 대비 218달러나 하락했다. 선사들은 운임인상(GRI)을 실시해도 월말로 갈수록 운임이 계속 떨어진다며 토로했다.
이란제재도 실질적으로 내년부터 풀릴 것으로 보여 일부 선사들은 이라크, 오만, 파키스탄 등의 지역에서 물량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운임이 더 내려갈 줄 알고 화물을 싣지 않는 화주들이 있지만, 휴가철이 끝난 9월부터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해운항만분야에 대한 이란제재의 실질적인 해제조치는 올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제재가 완전히 해제될 경우 이란으로 향하는 물동량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이란의 주요 수입품은 기계류, 전기기기, 곡물, 자동차·부품, 철강, 플라스틱제품, 철강 제품, 광학기기 및 의료용 기기, 종이류 등 다양하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계류(3위·8.7%), 전기기기(2위·18.3%), 자동차(3위·5.1%), 철강(3위·16.1%), 플라스틱(1위·29.7%), 종이류(3위·21.7%) 등에서 선전했다.
무역협회는 유망 분야로 건설·통신·자동차 등을 꼽았다. 무협에 따르면 이란의 자동차 판매와 생산은 앞으로 5년 동안 각각 연평균 13% 1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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