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인 싱가포르항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싱가포르항은 올해 상반기 누계 처리실적에서 뒷걸음질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까지 상승세를 거듭했던 월간 실적도 올 들어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주춤하고 있다.
싱가포르항은 올해 상반기까지 1599만8천TEU를 처리, 1년 전 같은 기간 1650만6천TEU에 비해 3.1% 후퇴한 성적을 신고했다. 싱가포르항의 실적악화 배경은 아시아-유럽항로의 무역량 감소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CTS)에 따르면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5월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한 133만TEU를 기록했다. 누계 물량 역시 3.3% 감소한 604만2천TEU로 집계됐다.
중국발 유럽 수출 물량 역시 3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으며 싱가포르항에 악영향으로 미치고 있다. 중국발 유럽향 컨테이너 물동량은 2.2% 감소한 95만3천TEU를 기록했다. 4대 얼라이언스는 최근 유럽항로에서 선대를 감축하며 물량 감소세에 대응하고 있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환적화물이 절대적인 비율을 차지하는 싱가포르항은 최근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는 무역량 감소로 인해 환적화물이 감소하고 있다”며 “중국의 경기침체 또한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항의 약세와 달리 중국 항만의 성장세는 거세다. 세계 1위 항만인 상하이항을 필두로 선전, 닝보·저우산, 칭다오, 광저우, 톈진항 등이 성장세를 타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홍콩항을 제외한 중국의 모든 항만들은 컨테이너 화물 처리실적에서 상승가도를 달렸다. 가장 높은 성장을 보인 항만은 닝보·저우산으로 선전항과 광저우항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월별 실적에서 하락세를 보인 닝보·저우산항은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9.1% 상승한 1049만6천TEU를 기록했다.
올해 홍콩항을 추월하고 세계 3위로 도약한 선전항 역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5.6% 증가한 1157만6천TEU의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하며 상승기조를 이어갔다.
부산항을 추격하고 있는 7~8위 칭다오·광저우항 역시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칭다오와 광저우항은 상반기 누계 실적에서 각각 2.7% 6.3% 상승한 859만2천TEU 820만TEU를 처리하며 부산항과 약 100만TEU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두 항만이지만 부산항을 앞서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게 항만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지난해 3500만TEU를 돌파하며 5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한 상하이항은 순항 중이다. 상하이항은 1~6월까지 1802만2천개의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 지난해 같은 기간 1723만5천TEU에 비해 4.6% 성장했다. 3800만TEU 달성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버거운 모습이다.
홍콩항은 선전·광저우 등 내륙항만과의 경쟁에서 뒤지며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올 6월까지 홍콩항은 11개월 연속 물동량 하락세를 보이며 역풍을 맞고 있다. 홍콩항은 6월 처리실적에서 전년 동월 171만9천TEU 대비 13% 급감한 171만9천TEU를 기록했다. 상반기까지 처리한 컨테이너 화물도 9.7% 하락한 1011만6천TEU로 부진했다.
부산항 환적화물 1000만TEU 달성 ‘청신호’
세계 2위 환적항인 홍콩항의 부진과 달리 3위인 부산항은 기분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과 같은 흐름이라면 부산항만공사(BPA)가 올해 목표한 환적화물 1000만TEU 달성은 물론 환적항 2위 도약도 예상보다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6월까지 부산항에서 처리된 컨테이너화물은 968만4천TEU로 집계됐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증가했다. 환적 물동량(51.6%)은 수출입 화물(48.4%)을 추월했다. 환적화물은 7.4% 성장한 499만8천TEU를, 수출입 처리실적 역시 2.6% 증가한 468만6천TEU를 처리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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