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해양대통령’으로 일컬어지는 IMO 사무총장에 당선된 임기택 부산항만공사(BPA) 사장 후임 인선이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BPA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 14일 차기 사장 후보 공모 신청을 마감하고 총 8명의 후보가 등록했다고 밝혔다.
김길수 한국해양대 교수, 송정규 전 한국도선사협회장, 우예종 전 해양수산부 기획조정실장, 허범도 전 국회의원 등 부산 지역에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학자, 해운전문가, 공직자, 정치권 인사가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군으로 분류된 곽인섭 전 해양환경관리공단 이사장은 막판에 마음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임원추천위는 항만위원회 위원 4명, 항만위원회가 추천한 외부인사 1명, 부산항만공사 노동조합이 추천한 외부인사 1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장 선임 절차는 임원추천위원회의 후보 공모 및 복수 후보 선정 →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사 및 추천 → 해수부 장관 임명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됨에 따라 늦어도 다음 달 초순까지는 차기 사장이 결정될 전망이다.
BPA는 이번 신임 사장 후보군에 대한 신상 정보를 해양수산부 지침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아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일각에선 후임 사장 인선 과정에서 해수부와 부산시의 갈등이 표면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서병수 부산시장은 부산항 운영 주체인 BPA를 해수부가 아닌 시 산하 공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혀 해수부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까닭이다. BPA 신임 사장 선임 결과에 따라 두 기관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양 기관의 보이지 않는 알력과는 달리 부산 지역 내에서는 누가 되든 부산항을 잘 알고 발전시켜줄 사람을 강력히 원하는 분위기가 더 강하다. 해수부, 학자, 행정가, 정치인 등 그 출신보다 현재 부산항의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고 위기를 타개해 나갈 수 있는 적임자가 사장으로 선출되기를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비록 지난 세월호 사고 여파로 해피아(해양수산부+마피아) 논란이 아직 가시지 않고 있지만 부산항의 특성상 홍콩, 닝보, 칭다오 등의 인접한 세계 유수의 항만과 힘겨운 경쟁을 하고 있기에 해운항만산업에 대한 전문성과 혜안, 경영능력 등이 떨어지는 인사가 사장이 되면 부산항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는 인식이 크다.
지난해 부산항은 꾸준한 물동량 증대에도 불과하고 세계 5위의 항만에서 중국 닝보·저우산항에 밀려 6위로 한 계단 내려앉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물동량 및 경기 정책에는 상관없이 주변 국가의 경제 상황에 항만의 위상이 크게 좌우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매년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항만들의 저력을 알 수 있게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항만인 부산항을 관리 운영하는 BPA의 수장으로서 그 책임은 그 어느 때 보다도 막중하다.
김영득 한국선용품유통협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4년 1월 부산항만공사 설립을 계기로 부산항은 발전에 가속화를 이뤄 이젠 동북아를 대표하는 허브항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에는 환적화물 1천만TEU 달성을 계기로 세계 3대 환적항만으로의 도약과 선용품 산업, 크루즈 산업, 선박 수리산업 등 고부가가치 항만으로의 변신에 집중하는 시기이기에 그 어느 때 보다도 신임 사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 부산=김진우 기자 jw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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