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항만적체로 몸살을 앓았던 필리핀 마닐라항이 올해 2분기로 접어들면서 안정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트럭의 통행규제가 발단이 된 혼잡은 선박의 대폭 지연으로 이어지며 기항선사 및 포워더의 불편을 야기한 바 있다.
일본해사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필리핀 전체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은 약 230만TEU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북항과 남항에 컨테이너 터미널이 있는 마닐라는 북항만 연 250만TEU의 취급능력을 보유하면서, 물리적으로는 여유를 남겼다.
한편 지난해 발생한 필리핀항의 혼란은 2월 마닐라의 트럭통행 규제가 계기가 됐다. 만성적인 정체가 계속되는 마닐라 시가지의 주민수용을 겨냥한 시책이었으나, 물류에 큰 타격을 줘 필리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에 이르렀다. 트럭규제는 그 해 9월에 해제됐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3월 중순까지 항만혼잡이 계속됐으나 이후에는 평온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컨테이너 터미널의 이용률은 60%로 안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닐라 근교에는 남북방면으로 고속도로가 있는데 마닐라 중심지 부분은 미착공 상태로 도시를 지나는 차량은 모두 일반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이에 대해 일반도로는 간선도로가 한정돼 샛길도 적어 정체가 만성화되고 있다.
지난해 마닐라항 컨테이너 터미널은 트럭통제에 따라 컨테이너 야드 내에 체류됐다. 그 결과 항만의 처리능력이 핍박해 본선 스케줄에 문제가 생기는 등 악순환에 빠졌다.
통행규제가 해제되더라도 도로인프라가 정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컨테이너 반·출입의 지연이 상시화되면 다시 혼잡이 생길 우려가 있다. 또 필리핀은 9월부터 연말까지 크리스마스 시즌을 위한 수송 성수기를 맞이한다. 필리핀에서는 물량이 수출의 약 3배에 달해 수입화물의 물동량 동향이 항만운영을 크게 좌우한다. 동시에 6월부터 11월까지는 우기이기 때문에 도로가 혼잡하기 쉬운 것도 우려 요소다.
이밖에 11월에는 아시아 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 회합이 필리핀에서 열린다. 업계 관계자는 “필리핀에서는 규모가 작은 행사를 열 때에도 교통규제를 시행하는 경향이 있다”며 “대규모 국제회의는 대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 외신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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