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화물 감소 폭이 커지면서 한중항로 취항선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계획했던 운임회복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시황 하락으로 실적도 악화되는 양상이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2분기 첫 두 달(4~5월) 한중항로 물동량은 45만8300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7만1300TEU에 견줘 2.8% 감소했다. 직교역(로컬) 화물은 43만5000TEU에서 41만9400TEU로 3.6% 감소한 반면 피더화물은 7.1% 성장한 3만8900TEU를 기록했다.
수출화물의 두 자릿수 감소가 한중항로 약세의 배경이다. 같은 기간 수출화물은 18만400TEU로 11.9% 줄어들었다. 수출항로 역시 로컬화물은 16만4000TEU로 13.9% 급감한 반면 피더화물은 1만6400TEU로 15% 늘어났다. 상하이와 칭다오 등 주요 항로 수출물동량이 15~16%의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수입화물은 27만7900TEU로, 4.3%의 성장세를 신고했다. 로컬화물은 4.5% 늘어난 25만5400TEU, 피더화물은 2% 늘어난 2만2500TEU였다. 수출과 달리 수입항로에선 신강발 화물이 16.8%의 성장세를 띠는 등 주요항로에서 성장곡선을 그렸다.
1분기엔 수출화물은 5.1% 감소했으며, 수입화물은 10.4% 증가했었다. 2분기 들어 수출화물의 감소 폭은 커진 반면 수입화물의 증가 폭은 둔화됐다. 1~5월 물동량은 1분기의 선전에 힘입어 그나마 보합세를 유지했다. 0.5% 늘어난 109만7000TEU다. 수출화물은 7.9% 감소한 46만300TEU, 수입화물은 7.6% 늘어난 63만6700TEU를 기록했다.
몇 년 전 한중항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석유화학제품(레진)이 중국 자체 생산 비율이 80%까지 올라오면서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을 비롯해 자동차, 백색가전 등 대부분의 주요 수출품목들도 모두 역신장세를 띠었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수출과 수입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수출은 물량 감소세에서 보듯 상황이 심각한 편이고, 수입은 화물은 늘었지만 공급도 크게 늘어 선사들의 전반적인 화물적재율(소석률)은 하향 추세”라고 전했다.
한중항로의 성수기라 할 수 있는 2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뒷걸음질 치면서 항로 분위기도 불투명 하다. 수출화물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50달러선에서 계속 하방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선사들은 바닥운임이라는 점을 들어 운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화주들은 1달러라도 더 깎고자 선사들을 흔들고 있는 형편이다. 수입항로 운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6월12일 발표한 상하이발 부산행 운임은 130달러까지 하락했다. 4월 말 200달러 선에서 70달러 이상 하락했다.
선사들이 지난 3월 말 계획했던 운임회복도 물동량 부진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수입화물이 그나마 괜찮은 편인 상하이 신강 상하이 등과 우리나라 항만 중 경쟁이 심하지 않은 인천 평택 등을 중심으로 전략적으로 운임회복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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