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항로의 수입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이 10여년 만에 하락반전했다. 2000년대 초 이후 약 2~5%의 성장을 거듭했지만 올해 5월 마이너스를 보인 것.
동남아항로는 최근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수출항로의 부진에 이어 수입실적마저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효자품목으로 주목을 받아온 우드펠릿의 물량 감소가 수입실적 악화를 불러왔다. 선사 관계자는 “지난해 수입항로의 물량이 워낙 폭발적으로 증가했기에 올해 플러스 성장을 거두기 어려웠을 것”으로 전망했다.
동남아항로의 수출입 물동량은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동남아정기선사협회에 따르면 5월 한국발 동남아시아향 화물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2.6% 감소한 10만844TEU로 집계됐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행 컨테이너 화물은 각각 -15.5% -13.3% 하락한 4314TEU 9785TEU를 기록하며 전체 물량 감소를 이끌었다.
수입항로도 웃지 못했다. 나홀로 성장을 이어간 베트남항로을 제외한 모든 항로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특히 필리핀발 한국행 수출 화물은 -15.6% 급감한 4312TEU를 기록했으며 말레이시아와 홍콩발 화물도 각각 -9.8% -8.9% 감소한 9794TEU 2만5941TEU의 실적을 신고했다. 수출입 실적부진에 5월 전체 물량도 하락했다. 동남아항로의 5월 수출입 물동량은 19만5132TEU로 전년 동월 20만661TEU 대비 2.7% 뒷걸음질 쳤다. 수입 물량은 2.8% 감소한 9만4288TEU를 기록했다.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선사들은 동남아항로 개척에 발 벗고 나섰다. 싱가포르 선사인 APL은 베트남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를 잇는 직항로 서비스를 6월20일부터 실시했다. APL이 단독으로 시작한 NS1(North South Express) 서비스는 한국에서 베트남 호치민까지 6일, 싱가포르는 8일, 포트클랑까지는 10일이 각각 소요된다.
장금상선도 지난해 7월 중단했던 필리핀 마닐라 서비스를 재개했다. 장금상선은 부산과 필리핀 마닐라를 잇는 컨테이너 서비스를 5월27일 재개, 동남아시아 네트워크를 강화한데 이어 6월 중순부터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을 잇는 컨테이너 수송서비스를 개시했다.
물량 감소와 공급과잉 심화로 동남아항로의 운임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동남아항로 취항 선사 한 관계자는 “선복이 증가한 반면 물량은 예년만 못해 어려운 시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컨테이너선을 용선해 동남아항로에 투입하는 선주들의 움직임이 부쩍 늘고 있다. 궤를 같이해 컨테이너선 용선료도 상승세다. 영국 로이드리스트에 따르면 실제로 전세계 항로에 투입된 1000~3000TEU급 컨테이너선은 1848척(333만1731TEU)으로 다른 선형보다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떨어진 운임을 끌어올리고자 선사들은 지난 5월 운임인상(GRI)을 실시했지만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선사 관계자는 “원양항로에 투입된 대형선이 근해로 전환배치되고 있어 동남아항로의 어려운 상황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우려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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