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 취항선사들이 운임회복에 안간힘이다. 선적상한선(실링)을 강화했으며 수입항로에서 부대운임 회복에 나서고 있다.
한일항로 취항선사단체인 한국근해수송협의회는 5~6월 실링을 97%로 결정했다. 앞선 기간(3~4월)에 비해 3%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선사들은 5월이 일본의 최대 연휴인 골든위크(4월29일~5월5일)가 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실링을 강화했다. 실제로 강세를 띠어왔던 수입화물이 골든위크 기간 동안 다소 약세를 보였다고 선사들은 전했다.
운임회복에 대한 선사들의 의지도 실링 강화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5~6월은 골든위크가 포함돼 있긴 하지만 전통적으로 봤을 때 물동량이 위축되는 시기는 아니다. 특히 6월은 강한 모습을 보여 왔던 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사들은 선복을 줄여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수출입 운임을 부양시킨다는 전략이다.
실링 위반 선사에 대한 제재가 강화된 이후 준수율이 높아진 상황이어서 이번 조치가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다. 일부 선사들은 실링 강화 이후 운임 수준이 낮은 수입화물을 정리하기도 하는 등 운임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에 나서는 모습이다. 운임이 높은 편인 수출화물에 집중함으로써 전체적인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포석이다.
하지만 선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운임은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5월 현재 한일항로 수출운임은 180달러 안팎, 수입운임은 50~80달러 선(이상 20피트 컨테이너 기준)을 나타내고 있다. 그나마 선사들의 노력으로 하락세를 멈췄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일부 선사들은 기본운임 인상이 난항을 보이자 부대운임 인상을 통한 간접적인 운임회복에 관심을 쏟고 있다. 특히 인상된 터미널조작료(THC) 일괄 적용은 선사들의 수익 개선에 필수 항목으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선사들은 지난해 3월 일본현지에서 받고 있는 THC를 2만4200엔에서 3만엔으로 인상했으나 일부 화주들에겐 오른 요율을 적용치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기본운임이 저조한 흐름을 이어가자 화주들에게 THC인상을 통보하고 있다.
물동량은 5월 한 달 만 놓고 봤을 때 골든위크 연휴 동안의 공장 가동 중단에도 불구하고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고 선사들은 전했다. 특히 수입화물이 상승탄력을 보여주고 있어 목표치 달성은 무난할 것 같다는 관측이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골든위크 동안 수입화물이 다소 주춤했지만 그 이후부터 다시 엔저 효과를 배경으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며 “수출화물이 전반적인 약세를 띠고 있지만 수입화물이 이를 보완하고 있어 실링 소화엔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수출 약세, 수입 강세 기조가 계속되면서 한일항로의 판도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한 때 60대 40까지 벌어졌던 수출입 화물 비중은 최근 55대 45까지 좁혀졌다. 한근협이 발표한 올해 1분기 한일항로 수출입 물동량 비중은 57대 43이었다. 이 가운데 직교역(로컬) 화물은 수출 53, 수출 47로, 수출의 약세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모습을 보였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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