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동안의 운임이 바닥을 쳤다. 중남미를 취항하는 선사들은 매달 운임인상(GRI)을 시도하고 있으나 효력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 선사들은 남미동안의 침체가 하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4월 GRI 역시 유야무야됐다. 중남미를 취항하는 선사들은 지난 4월1일 남미동안에서 20피트컨테이너(TEU)당 500달러의 GRI를 시도했으나 전혀 효력이 없었다. 남미동안에 비해선 비교적 GRI 효과가 잘 나타나던 남미서안 역시 4월 GRI에는 실패했다. 그나마 남미서안은 네 자릿수의 운임을 유지하고 있어 동안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현재 남미동안과 서안 모두 소석률(선복 대비화물적재율) 80%를 보이고 있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집계한 상하이-브라질 산투스 노선의 4월3일자 운임은 TEU당 507달러로 집계됐으며 일주일 후인 4월10일자 운임은 TEU당 476달러로 침체의 폭은 더 깊어졌다.
중남미를 취항하는 선사들은 5월달 시작과 함께 GRI를 장전했다. 남미동안에서는 5월1일 TEU당 500달러의 GRI를 계획하고 있으며 남미서안에서도 같은 날 TEU당 500달러의 GRI를 적용한다.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중남미를 취항하는 선사 관계자는 “매월 GRI를 시도하고 있으나 번번이 운임 인상은 좌절되고 있어 이번에도 큰 기대를 걸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사 관계자들은 상반기까지는 침체의 폭이 계속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11~2012년만 하더라도 중남미 신흥국들의 경제 성장으로 1000달러에서 2000달러 초반의 운임을 늘 유지해왔던 중남미 항로지만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주요국의 경기 침체 영향을 받아 역대 운임 최저치를 날로 경신하고 있는 중이다. 남미동안 항로 물량의 70%를 차지하는 브라질은 올해 경제 성장률을 마이너스 0.9%로 예상하고 있어 올해도 시황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시황은 최악을 달리고 있으나 정기선사들은 꾸준히 중남미 노선 진출에 나서고 있다. 양대 국적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대만선사 양밍라인과 함께 극동아시아와 남미서안을 잇는 노선에 신규취항한다.
7월11일부터 신설되는 신규 노선 ‘WLX(West Latin Express)’는 선전-카오슝-닝보-상하이-부산-만사니요-부에나벤투라-카야오-발파라이소-산비센테-만사니요-부산-선전을 기항한다. 신규 노선에는 55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이 투입된다.
한진해운은 이번에 취항할 신규 노선 운항으로 기존 남미서안 서비스를 대체할 예정이다. 현대상선은 중남미 노선 4개를 운영하고 있다.
국적선사들의 아시아-남미서안 신규 취항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남미 지역 네트워크를 확보해 기항지를 재구성한 후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양 선사는 향후 남미 동서안을 아우르는 네트워크를 확보해 중남미 지역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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