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중동항로는 선사들의 잇따른 서비스 강화로 몸살을 앓았다. 선박 대형화와 선복 확대로 인해 통상적으로 물동량 호조를 보이는 3월이지만 이마저의 효과도 보고 있지 못하다는 게 선사들의 중론이다.
최근 중동항로에는 기존의 동서항로를 기항하던 선박들이 캐스케이딩(선박전환배치)되며 선복량의 증가가 이뤄져 왔다. 기존의 항로를 기항하던 3000TEU~4000TEU급 선박을 넘어 5000TEU~8000TEU급 선박이 잇따라 투입된 것이다. 제벨알리, 두바이 등 중동항로에 잇따른 서비스 개설로 인해 중동항로의 운임은 곤두박질쳤다. 특히 부산발 제벨알리행의 운임은 평균 500달러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사 관계자는 “이제 중동항로도 선박대형화와 선사들의 잇따른 서비스 개설로 인해 레드오션 시장으로 변했다”며 “리먼사태 이후 최저운임을 보이고 있는 지역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선박 대형화와 신규 취항을 두고 해상운임이 요동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신규선사가 시장에 진입하는 만큼 운임경쟁으로 시장운임이 내려갈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캐스케이딩 현상은 유럽항로에서 중동항로로 확산됐다. 양밍은 4월5일부터 완하이라인, 코스코, PIL과 함께 아시아-중동노선에서 공동운항을 시작한다. 이번 서비스에는 55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이 투입된다. 양밍이 3척을, 코스코와 PIL, 완하이라인이 각각 1척씩을 투입한다. 기항지는 부산-칭다오-닝보-가오슝-서커우-싱가포르-제벨알리-페낭-싱가포르-가오슝-부산 순이다. 첫 배는 4월5일 부산을 출항하는 <양밍 사이프러스>호다. MSC도 아시아와 중동을 연결하는 ‘뉴 팔콘’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당 노선엔 8천TEU급 컨테이너선 8척이 투입되며 기항지는 부산-닝보-상하이-푸저우-츠완-탄중 팔레파스-싱가포르-콜롬보- 제벨알리-담맘-주바이르-제벨알리-문드라-니바셰바 순으로 3월21일 <세로자 티가>호가 부산항에서 뱃고동을 울렸다.
중동항로를 기항하는 선사들은 3월에 운임인상(GRI)을 계획했지만 대부분 적용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4월에도 일부 선사들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00달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600달러의 GRI를 계획하고 있지만 실행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중동항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프로젝트 물량 감소로 어두운 시황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유가하락으로 인해 현지 바이어들의 구매력이 크게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제2의 중동 붐’ 조성을 위해 중동에서의 대형 플랜트 등 리스크가 높은 투자개발형 사업에 대해 5조원의 정책금융 자금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중동 등에서 대형 플랜트 사업과 도시·수자원 개발 사업 등에 참여하는 기업을 상대로 금융지원 및 투자 보증을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올해 수주 규모가 7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고, 2017년에는 800억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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