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출 증가세가 부진한 가운데 지난해 10월 이후 수입 증가율이 더 큰 폭으로 하락하며 무역흑자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함에 따라 ‘불황형 흑자’에 대한 우려 대두되고 있다. '불황형 흑자'란 수출증가율이 낮은데, 수입 증가율은 더욱 낮아져 무역 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상황을 말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9일 보고서를 통해 수출.수입이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무역수지 흑자가 확대되고 있지만 ‘불황형 흑자’로 진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수출은 유가 하락 영향에 따른 석유제품, 석유화학제품 등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선박, 일반기계 등의 호조로 선전하고 있다. 수입은 지난해 8월부터 본격화된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10월 이후 마이너스 증가율을 지속하고 있다.
수출은 석유제품, 석유화학제품 등 원유 관련 품목은 부진하나 이를 제외한 수출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다. 금년 1월중 수출은 전년동기비 0.4% 감소했으나 원유 관련 제품(석유제품, 석유화학제품)을 제외하면 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출물량지수 측면에서도 2013년 4.8% 상승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4.4% 상승하며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다.
수입도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이 본격화된 2014년 4분기부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원유 관련 제품(광물성연료 및 석유제품)을 제외한 수입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도별 수입에서도 원자재 수입은 유가 하락 등으로 부진한 반면 국내소비, 투자와 관련된 소비재 및 자본재 수입은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수입물량도 견실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무역협회 오세환 수석연구원은 “최근 한국무역을 둘러싼 ‘불황형 흑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나 유가 급락 요인을 감안하면 한국경제가 ‘불황형 흑자’ 상태라고 진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평가하면서 “유가 하락의 영향이 본격화되는 금년 상반기 중에는 수출입 단가 하락과 무역수지 흑자가 지속되는 패턴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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