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무역 확대에 따라 항만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초과수요 현상은 더욱 심화되는 추세다. 항만 부족을 겪고 있는 세계 각국은 대규모 항만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관련 업계에 새로운 사업기회로 부상하고 있다. 물동량이 크게 늘고 있는 아시아, 남미 및 아프리카 국가들은 정부 주도로 대대적인 항만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해외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7일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제2차 해외항만개발 협력사업 정책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열린 워크숍에서는 물류·건설·엔지니어링 기업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으며, 캄보디아·리비아·러시아·미얀마 등 5개 항만의 현황과 향후 사업화 방안 등이 소개됐다.
해수부, 내년 사업영역 더욱 확대
내년에는 해외항만개발 협력사업의 영역이 더욱 다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수부 김종인 사무관은 '해외항만개발 협력사업의 성과 및 향후계획'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항만개발사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해수부는 내년 사업추진계획과 관련해 항만개발 중심에서 벗어나 배후부지개발과 수리조선, 해양플랜트 등을 중심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또 양자간 협력 중심에서 국제기구, MDB(다자개발은행) 등을 통한 다자간 협력 중심으로 범위를 넓힐 것으로 보인다.
사업내용도 성공적인 사업화를 위해 더욱 구체적으로 구성된다. 기존 마스터 플랜과 타당성 조사 중심에서 대상국 정세·제도·정책 방향 등을 포함하는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김 사무관은 항만관련 인적 네트워크 구축보다는 사업화 중심의 핵심인력을 타깃으로 한 인적 네트워크 구축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해수부는 사업선정, 점검 및 평가 등 운영 기본지침을 마련해 내년 6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해당 지침은 ▲대상국 경제현황, 투자여건 및 사업추진 가능성 등을 고려한 대상국가 선정 ▲사업초기, 국내기업의 관심도 및 투자매력도 등을 감안한 사업선정 ▲사업 단계별 점검을 통한 사업의 체계적 관리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사업수주를 위한 지원도 강화된다. 해수부는 협력대상국가를 대상으로 한 '해외항만포럼' 운영을 내년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이며, 정부협력단 파견 및 관련국 초청연수를 진행한다. 또한 현지 에이전트를 활용한 일대일 맞춤형 대응과 국내외 금융기관과의 협력강화를 통해 사업 추진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국항만기술단 최동호 상무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신흥국 중심으로 항만개발협력 활발
현재 한·캄보디아 양국은 항만개발협력을 통해 메콩강 루트를 활성화하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는 프놈펜항을 통해 2030년까지 약 5백만t에 달하는 수출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중 주력품목인 카사바(Cassava)는 3백만t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항만기술단 최동호 상무는 주제발표를 통해 "물류시설 확충으로 신규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며 "직·간접적인 총 고용효과는 약 2만개 이상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 상무는 메콩강 곡물 수출 루트 개발실현은 캄보디아의 사회적·경제적 발전을 위해 시급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캄보디아 정부는 민간투자활성화를 위해 관련법을 제정하고 사업성공을 위해 투자환경 조성과 편의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쌀·밀수출 근절과 주요 곡물 집하장의 활성화를 위해 대책 마련에 부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국과 캄보디아 양국 정부는 실무위원회 및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은 물론 메콩강 곡물터미널을 개발·운영할 방침이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실현을 위한 러시아 항만의 사업화 방안도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혜인이엔씨 김경식 상무는 항만개발협력사업과 관련해 양국의 투자 실패요인을 언급했다. 김 상무는 러시아 측 실패 원인에 ▲외국인 투자유치 정책문제 ▲연방정부와 지방정부간 정책연계 부족 ▲인프라 부족 비효율적 물류시스템 등을, 한국 측 문제점으로 ▲장기적 투자에 대한 자금 미확보 ▲사전 법제도 조사 및 투자타당성 분석 부족 ▲현지 파트너에 대한 철저한 검증 미비 등을 꼽았다.
자원부국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는 미얀마의 항만개발 협력사업도 소개됐다. 현재 미얀마의 외국인 투자는 전력·석유가스·광업개발 부문 등에 집중되고 있으며, 투자유입으로 매년 7% 이상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궤를 같이해 미얀마의 항만인프라도 확충된다. 달라신항과 엘리펀트항은 2025년까지 컨테이너 선석을 각각 8개 9개로 늘릴 계획이다.
한국과 미얀마 양국은 지난해 6월 항만개발 협력 양해각서 체결에 따라 미얀마 양곤지역에 대한 항만개발 기본계획 및 타당성조사를 수행 중이다. 이는 미얀마 항만개발사업에 국내 민간기업의 안정적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혜인이엔씨 김제능 상무는 이날 발표를 통해 "내년 3월 미얀마 현지 중간보고가 개최된 데 이어, 6월에는 국내 화주와 물류기업, 시공사 등이 참여하는 사업설명회가 개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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