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유통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함에 따라 국내 물류기업들이 해외 유통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3일 발표한 ‘해외진출 물류기업 현황 및 애로실태 조사’에 따르면, 올해 해외진출 물류기업의 화주기업 비중이 제조업 72.3%, 유통업 22.7%로 2012년 보다 유통업체 비중이 2.6배 이상 늘어났다. 2년 전 화주기업 비중은 제조업 90.6%, 유통업 8.7%로 물류 거래 대부분이 제조업 위주로 이뤄졌다.
이는 국내 물류기업이 주로 진출하고 있는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의 유통시장이 최근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소매시장 매출액은 최근 5년간 매년 평균 11.1%씩 증가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그동안은 물류업계가 제조업체의 수출입 및 부품조달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데에 주력했으나 최근 중국·동남아시아 지역의 소비시장이 성장하면서 대형마트, 인터넷, 홈쇼핑 등을 비롯한 유통업 화주의 물류서비스 수요가 크게 늘어난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물류기업의 유통업체 거래비중 상승은 현지 시장의 경영환경 변화와도 맞물린다. 현지 시장서 겪는 어려움으로 기업들은 ‘물동량 확보의 불확실성’(40.4%)을 가장 많이 꼽을 만큼 제조업 일변도의 거래선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대한상의는 “세계 경기침체로 제조업 물동량이 크게 늘어나지 못하면서 물류업체들도 거래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제조업 경기의 더딘 회복세에 비해 소매유통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물류기업들은 유통시장을 통한 물동량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물류기업들은 ‘현지 협력 업체 확보 및 파트너십 구축’(28.6%), ‘관련 법·세제 등 전문지식 부족’(9.4%), ‘지역전문가 및 국제 물류전문인력 부족’(7.9%) 등의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기 투자 시 대규모 자금동원’ 6.9%, ‘해외시장 정보부족’6.9%>
향후 현지 시장 경영전략에 대해서도 ‘신규투자를 유보하는 등 현상유지 전략을 펴겠다’는 응답이 56.0%로 ‘해외진출을 확대하고 시설 투자를 늘리는 등 적극적인 성장전략을 펴겠다’(42.0%)는 응답보다 많았다. <‘진출지역을 축소하거나 사업규모와 인력을 줄이겠다’ 1.0%, ‘해외시장에서 철수하겠다’ 1.0%>
한편, 향후 물류기업 진출이 유망한 지역으로 기업들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26.8%)를 가장 많이 꼽은 가운데 ‘중국’(18.0%), ‘중동’(11.0%), ‘러시아·중앙아시아’(11.7%), ‘인도 등 서남아시아’(9.9%) 등을 아시아시장을 주로 꼽았다. 반면, ‘아프리카’(7.0%), ‘중남미’(5.2%), ‘북미’(3.5%), ‘유럽’(2.9%) 등을 꼽은 기업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대한상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물류시장 성장률은 최근 3년간 15.5%로 글로벌 평균 8.5%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라며 “중국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의 물류시장은 매우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류영향에 따른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와 우리나라 제조 및 유통업의 진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물류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류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부정책으로는 ‘현지기업과의 파트너십 알선’(26.9%), ‘국내 화주기업과의 동반진출체계 구축’(26.9%), ‘자금 지원’(16.0%)을 차례로 꼽았다. <‘지역정보 및 법세제 등 정보제공’ 12.8%, ‘사업검토 등 컨설팅 제공’ 7.8%, ‘전문인력 양성 및 인력지원’ 5.9%, ‘성공적인 비즈니스 사례 및 모델 제시 ’(2.3%), ‘자원개발 사업 등에 대한 국가차원의 협상 지원’ 0.9%, ‘기타’ 0.5%>
김경종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국내 물류시장의 침체로 신 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한 물류기업에게 해외시장 진출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전략”이라며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물류서비스 역량 강화와 더불어 차별화·전문화된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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