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를 앞둔 유럽•북미 항로의 시황이 엇갈리고 있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집계한 10월24일자 상하이-북유럽 노선의 운임은 20피트컨테이너(TEU)당 697달러로 상당히 저조했다. 선사들의 GRI 영향으로 일주일 후인 10월31일에는 TEU당 1312달러로 615달러 상승했다. 상하이-지중해 노선의 10월24일자 운임은 TEU당 936달러로 1000달러대가 무너졌다. 일주일후인 10월31일에는 480달러 상승한 1416달러로 집계됐으나 상승폭은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노선의 운임은 유럽에 비해선 양호하다. 10월24일 상하이-북미서안의 운임은 40피트컨테이너(FEU)당 2109달러였으며 10월31일에는 FEU당 1988달러로 121달러 하락했다. 상하이-북미 동안은 10월24일 FEU당 4119달러에서 일주일 후 FEU당 4048달러로 하락했다.
올 초 유럽항로는 유럽 경제의 회복으로 활발한 물동량을 상반기 내내 이어갔다. 영국 컨테이너트레이드스타티스틱스(CTS)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일본해사센터의 정리에서 아시아-유럽 수출항로의 8월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한 141만 9000TEU로 6개월 연속 증가했다. 1~8월 누적치는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한 1042만 1000TEU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었다
상반기 내내 활발한 물동량을 자랑했지만 하반기 물동량은 침체됐다. 아시아-북유럽 노선의 경우 지난 8월초 1400달러대로 치솟은 뒤 줄곧 내리막길을 탔다.
유럽 항로를 취항하는 선사들은 11월 운임 인상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11월 시작과 함께 선사들은TEU당 500~850달러의 GRI를 적용했다. GRI가 적용된 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운임은 아직까지 높게 유지되고 있는 중이다. 아시아-유럽 노선을 취항하는 선사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달 운임이 상당히 높았기 때문에 전년 동기 수준으로 운임을 회복하기 위해 선사들의 GRI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망은 그다지 좋지 않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해운시황 포커스를 통해 “11월 대형 선사들이 GRI를 계획하고 있어 운임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 되나 유럽지역 물가상승률, 소비자 신뢰 지수, 실업률 등 주요 경기 지표가 악화되고 있어 단기 상승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미는 하반기 성수기는 이미 지났으나 물동량이 호조를 보인 탓에 서안이 2000달러, 동안이 4000달러대의 운임을 유지하고 있다. 북미항로의 경우 지난 3분기 미국 경제의 성장과 10월 물동량의 증가가 운임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또한 미국 서부지역 항만의 혼잡으로 적체 현상이 심화되면서 추가 운임이 발생해 중국발 컨테이너 운임지수(CCFI)가 오른 것으로 보인다. 10월 24일 기준 아시아-북미서안의 CCFI는 15.6P 상승한 965.8P, 북미 동안이 20.4P 상승한 1344P로 집계됐다.
그러나 미국 서안의 롱비치, 로스앤젤러스 항만 적체와 함께 현지시각으로 11월3일부로 타코마 항만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다른 미 항만으로 파업이 번지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북미 항로를 취항하는 선사 관계자는 "북미 항로의 연말 전 가장 큰 이슈는 북미 항만 노동자들의 파업 여부"라 밝혔다.
북미 지역을 취항하는 일부 선사들은 11월 15일 FEU당 600달러의 GRI를 계획중이다. 아시아-북미 노선을 취항하는 정기선사로 구성된 태평양항로안정화협정(TSA)는 이미 내년 서비스 계약(SC)에 맞춰 운임 수준을 권장했다. 아시아-북미 서안 노선에선 FEU당 2000달러, 아시아-북미 동안에선 FEU당 3500달러의 운임 수준을 권했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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