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02 10:24

이수(離愁)(Aimez-Vous Brahms/Goodbye Again) 1961년 작품

서대남과 함께하는 추억의 명화 산책

 
"브람스를 좋아하세요(Aimez-vous Brahms)“

좋아하는 사람에게 음악회 티킷을 건네면서 함께 보러 가자고 하는 것은 데이트를 신청하는 방법으로는 아주 포에틱하고 격조 높은 고전적인 수법이다. "차이코프스키를 좋아하십니까?" 라고 물으면 더 근사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나톨 리트박(Anatole Litvak)' 감독이 프랑스 여류작가 '프랑수아즈 사강(Fracoise Sagan, 1935~2004)' 의 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미불 합작으로 만든 이 작품은 고색창연한 흑백영화로 프랑스에서는 소설 원명대로, 미국에서는 '굿바이 어게인(Goodbye Again)'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이수(離愁)'라는 제목으로 1961년 이후부터 각각 상영돼 인기몰이를 했었다.

5, 60년대, 필자의 학창 시절, 사강은 '슬픔이여 안녕(Bonjour Tristesse)'이나 '어떤 미소(Un Certain Sourire)' 등을 연속 발표, 크게 명성을 얻으며 열독의 대상이었고 이 작품은 그녀의 소설 가운데 네 번째로 영화화 돼 세계적인 여배우 '잉그리드 버그만(Ingrid Bergman)'이 중년의 나이로 주인공 폴라역을 맡았고 그녀의 바람둥이 애인, 로제역으로는 유명 샹송 가수 '이브 몽땅(Yves Montand)'이 열연했으며 폴라를 좋아하는 젊은 변호사, 시몬역으로는 '알프레드 히치코크(Alfred Hichicock)'의 '사이코(Psycho)'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미국배우 '안소니 퍼킨스(Anthony Perkins)'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원작을 쓴 프랑수아즈 사강이 단역으로 출연해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던 영화로 최근에는 우리나라 실버극장에서 재상영돼 필자도 카페 동호인들과 함께 50년만에 다시 보는 기쁨과 더욱 생생한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다.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탑 스타들의 불꽃 튀기는 연기 대결에 못잖게 인상적인 것은 그들을 맺어준 연결고리 브람스 음악이 주제가 된 영화에 클래식 음악을 더해서 이들이 앙상블을 이뤘기에 더욱 빛났던 작품이기도 하다.

파리에서 실력있는 실내 장식가로 일하는 매력적인 중년의 독신녀 '폴라'는 트럭매매업을 하는 부유한 독신 사업가 '로제'와 5년째 사귀고 있지만 둘 다 결혼할 생각은 없다. 그녀는 남자에게 의지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을 만큼 경제적 능력이 있기 때문에 단지 인생을 즐기기 위해 필요한 만큼만 사랑을 나누며 집착하지 않고 지내고 있는 중이었다.

로제 역시 폴라 말고도 다른 젊은 여자와 로맨스를 즐기고 있어 구태여 결혼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바람둥이인 로제를 나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폴라는 어느 날 앙드레베슈 부인으로 부터 실내장식 의뢰를 받아 의뢰인의 아파트에 갔다가 그 집 아들인 젊은 청년 변호사 '시몬' 을 만나게 된다. 20대의 젊은 시몬은 세련되고 지적인 분위기의 폴라에게 무엇에 홀렸는지 첫 눈에 호감을 갖고 저돌적으로 접근한다. 그러던 어느날 시몬은 폴라에게 브람스 교향곡이 연주되는 음악회의 티킷을 주면서 정식으로 데이트를 신청한다. 그녀는 이를 받아들여 음악회를 다녀오고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급격하게 가까워진다. 폴라를 음악회에 데려간 시몬은 그녀와 함께 브람스 교향곡 제1번 4악장을 듣는다. 오케스트라가 벅찬 환희의 선율을 연주하는 동안 폴라는 로제와의 첫 만남을 떠올리지만 시몬의 시선은 오로지 폴라에게로 향한다. 그러나 나이차이 때문에 그가 자기에게 갖는 사랑이 순수하게 이성에 대한 관심인지, 아니면 연상의 여인에게 느끼는 모성애적 관심인지 몰라 몹씨 안타까워 하며 내심 갈등한다. 소나기가 유난히 세차게 쏟아지던 날 오후 폴라가 보고 싶어진 시몬은 비를 흠뻑 맞은 채 그녀의 가게 앞까지 간다. 불현듯 시몬에게서 사랑을 느낀 폴라는 열렬한 감정의 폭발로 그만 그를 와락 껴안고 만다. 

시몬의 귀엽고 신선한 모습에 이끌려 폴라는 자신의 나이도 잊은채 젊은 청년과 열애에 빠지게 된다. 

폴라도 싫지는 않지만 14년이나 아래인 나이 때문에 시몬을 경계하면서도 그까짓 나이가 무슨 대수냐는 듯 사정없이 다가서는 시몬과와 관계가 깊어지게 된다. 또 시몬은 폴라의 애인 로제를 유일한 걸림돌로 생각하고 여러 가지 수단과 방법으로 그를 따돌릴 목표 달성에만 골몰한다. 

바람기가 다분한 로제는 폴라를 두고도 틈만 나면 다른 여자 탐색에 여념이 없고 그럴 때마다 폴라에게는 바쁜 사업때문이라고 핑계를 대곤 한다. 주말마다 그녀는 혼자 시간을 보내는 적이 많아도 폴라는 크게 불평 한마디 하지 않는다. 게다가 로제는 자기 애인이 젊은 남자에게 마음이 흔들리고 있으나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않은 채 젊은 아가씨들과의 애정행각을 일삼고 폴라 역시 이를 어느 정도 눈치는 채지만 커리어 우먼 특유의 자존심 때문에 애써 쿨한 척 한다. 폴라의 반응이 냉담할수록 시몬의 집착은 더욱 거세지고 그럴수록 폴라는 번뇌하게 된다. 그러는 사이 시몬은 더욱 노골적으로 폴라에게 구애를 하게 되고 둘은 드디어 한 지붕 밑에 함께 몸을 담는 상황으로 까지 발전한다.

한편 폴라를 잃게된 로제는 비로소 그녀의 존재가 자신에게 얼마나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지를 실감하게 된다. 그러나 차츰 격렬한 시간들이 지나면서 폴라는 시몬에게서 모성애 외의 다른 애정을 품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동시에 자기가 지금보다 나이를 더 많이 먹었을 때 필연적으로 찾아 올 고독에 대한 불안도 예감한다. 첫 만남에서부터 어차피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란 암시하에 출발한 위태로운 사랑의 줄타기가 펼쳐지는 동안 두 사람의 복잡한 감정은 고독하면서도 열정적인 브람스의 음악으로 표현된다. 급기야 연상의 여인에 기생하듯 나태해지는 시몬에게 실망까지 겹치자 오랜 망설임 끝에 폴라는 찢어지는 아픈 가슴을 달래며 시몬과의 사랑을 끝내기로 마음 먹고 헤어지자며 이별을 고한다. 폴라의 일방적인 단교에 깊은 상처를 받은 시몬이 짐을 챙겨 갑자기 계단을 뛰어 내려 갈 때 폴라는 울면서 외친다. "나는 너무 늙었어, 늙었다" 그리고 "시몬은 실연조차 즐길 수 있는 젊음을 가지고 있지만 언젠가 내가 늙어 나에게서 당신이 떠나갔을 때 나에게 남는 것은 절망뿐 일거에요" 라고 울먹인다.

 애인을 두고도 연하의 청년을 사랑하는 지성과 미모를 갖춘 능력있는 실내 디자이너 폴라는 사랑의 모든 것을 맛본 후 마침내 형식적으로나마 안정을 바라듯 가정을 이루고 싶어 하는 로제의 결혼 요청에 응한다. 격식을 갖춰 결혼식을 올리고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그러나 로제는 다음날 바로 사업을 핑계로 폴라와의 약속을 어기고 또 다른 여인과의 사랑을 찾아 떠난다. '영원한 사랑'이란 우리가 늘 변하고 있다는 간단한 이유만으로도 오래가지 못하는 법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연상의 여인과 젊은 남자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는 사강이 실존 음악가 브람스의 삶을 은연중에 패러디했다는 가설에 필자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환희와 기쁨마저 내면으로 거둬들여 은근하게 표현해내는 브람스의 음악은 평생을 독신으로 살며 한 여인에 대한 남모르는 사랑, 즉 스승인 슈만의 아내 클라라를 사랑하는 애모와 연정을 담아내고 있다니 더욱 애절하다. 이 영화에 이어 '죽어도 좋아(Fedra)' 에서 역시 연상의 여인 '메리나 메리큐어리(MM)'를 사랑하는 역을 맡아 인기를 높인 안소니 퍼킨스는 싱싱한 연기로 칸느 영화제에서 주연 남우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으며 바람둥이 애인과 연하의 청년사이에서 고뇌하는 중년 여인역을 연기한 잉그리드 버그만은 촬영 당시 46세였으나 역시 아름다움과 함께 원숙한 연기가 돋보였고 이브 몽땅 역시 노래하는 희대의 연기자로서의 면목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고도 남는다.<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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