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BRICs)의 뒤를 잇는 신흥 경제 성장국으로 필리핀이 주목 받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필리핀, 성장 모멘텀을 지속해 나갈 것인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필리핀의 경제 성장 구조가 다른 신흥국에 비해 우월하다고 평가했다. 또 아키노 정부가 부정부패와 정책 비일관성 해소 등 ‘거버넌스 개선’에 집중함에 따라 그 동안 소외돼 왔던 제조업이 성장 공헌도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빠른 경제 성장세로 주목 받던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브릭스’ 경제가 잠시 주춤할 동안 금융시장에서는 이 국가들을 대체할 새로운 신흥국을 찾고 있었다.
이에 따라 새롭게 주목 받은 국가가 바로 필리핀이다. 필리핀은 중국의 뒤를 이어 아시아 주요국 중 가장 높은 경제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투자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필리핀은 한동안 성장 정체를 겪기도 했으나 2007년부터 2013년 사이 평균 GDP 성장률이 5.3%를 기록했으며 2000년대 초반 4% 내외에 그치던 잠재성장률은 5%까지 상승했다. 산업 기반이 미비하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이 많지 않다는 단점이 있지만 전체 인구의 10%를 차지하는 OF가 외국에서 벌어들인 자금을 필리핀내로 송금(2013년 기준 229.7억달러)하며 민간 소비와 서비스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필리핀의 이러한 성장 구조는 투자 위주의 성장을 진행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네시아보다 우월하다고 평가 받고 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 속에서 민간 소비는 투자보다 변동성이 낮아 충격 완충장치의 역할을 수행했으며 이를 배경으로 필리핀 경제가 주변국에 비해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또 2013년 5월 이후 진행된 신흥국 금융 자산에 대한 Sell-off 기간 동안에도 필리핀 금융 시장은 안정적 모습을 보였다.
필리핀 정부는 민간소비 위주의 성장 구조를 투자와 소비가 함께 이끄는 ‘쌍끌이 성장 구조’로 변화시키기 위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제조업 부문을 확충하면서 거버넌스 개선 및 인프라 확충을 핵심적 정책과제로 설정했다. 이러한 정책은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제조업 부문의 활력이 되살아나고 있고 제도 부문의 개선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2012년 1분기부터 8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6%를 상회하는 성장률을 기록해 경기 과열 우려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또 신흥국 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상수지 악화와 부동산 버블 이슈에 대한 점검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경제의 경우 무역 수지 구조가 취약하고, 산업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본재와 에너지 수입이 확대될 여지가 있다. 또 건설과 부동산 부분의 비대화와 과열 역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에 대해 중단기적으로 경상수지 문제가 필리핀 경제의 성장을 제약할 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부동산 버블 이슈 역시 아직까지는 충분히 대응 가능한 수준으로 분석했다. 또 필리핀이 OF 송금액에 기반을 둔 안정적 내수 및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거시 경제 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나이스신용평가 측은 “필리핀은 인프라 확충 및 제도 개혁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고, 제조업 역시 살아나고 있어 향후에도 성장 모멘텀을 지속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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