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09 15:58

中 불허에도 빅3 동맹 막지 못한다

빅3선사들 새로운 형태 제휴 모색할듯

컨테이너선 시장의 글로벌 빅3인 머스크라인과 MSC, CMA CGM이 P3네트워크 설립 무산에도 불구하고 공동행동을 계속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들 3개 선사가 P3네트워크를 설립코자 했던 이유는 단 하나, 바로 비용절감을 통한 경쟁력 제고였다. P3 결성을 통해 지속적으로 비용측면의 경쟁적 우위를 확보하면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세 선사는 P3가 출범할 경우 세계 컨테이너선 시장의 41%를 점유하는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시장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P3의 유럽항로 점유율은 46.7%에 이르러 경쟁선사들을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이 같은 높은 시장점유율이 독과점 문제로 연결돼 중국이 P3를 불허하는 빌미를 줬다.

중국의 P3 승인 거부로 일단 아시아권 선사들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중국 2대 선사와 국적선사들이 소속된 G6과 CKYHE는 시장점유율을 합쳐도 42.5%밖에 되지 않아 경쟁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으면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P3 출범 계획이 발표된 이후 G6은 미서안항로와 대서양항로에서 제휴범위를 확대했으며, CKYH도 에버그린을 영입하는 대응방안을 내놨다. CKYHE는 G6과 마찬가지로 유럽에 이어 북미에서도 미연방해사국(FMC)의 승인을 등에 업고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해 6월 기준 CKYHE의 아시아-북미항로 점유율은 북미서안 27%, 북미동안 30%다.   

P3 무산으로 G6과 CKYHE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강화되자 글로벌 빅3 선사들은 새로운 제휴방법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일각에선 세 선사가 독점금지법을 위반하지 않는 항로를 중심으로 전략적제휴(얼라이언스)를 재구성해 승인심사를 다시 신청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결국 P3네트워크란 제휴 모델이 무산된 것일 뿐 빅3는 기존의 상호 제휴관계를 확장·발전시키면서도 독점금지법을 피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얼라이언스를 추진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전형진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은 “세 선사는 시장점유율에 있어 문제가 제기되지 않은 북미와 유럽항로를 중심으로 당초 계획된 서비스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P3 불허가 초대형 얼라이언스의 등장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다. 영국 해운시장조사기관인 드류리에 따르면 아시아-북미와 아시아-지중해 항로에서 세 선사는 통합서비스를 유지하고, 아시아-북유럽, 북유럽-미국, 지중해-미국 항로에서도 제휴서비스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빅3 선사들은 P3 좌절로 단기적으로 수억달러의 비용을 감축해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방법을 상실했기에 향후 지속적인 비용절감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또 아시아-북미와 아시아-유럽항로에서 양자 또는 3자간 선박공유와 슬롯교환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서비스항로 조정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P3 승인 거부가 세 선사의 기존 컨테이너선 서비스 감축을 의미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전 센터장은 “글로벌 빅3는 P3 네트워크가 없어도 이미 강력한 비용경쟁력을 갖춘 시장선도자들이기 때문에 G6과 CKYHE 소속선사나 독립선사들에 비해 높은 수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록 P3 무산으로 국적선사들이 초대형선박 확보와 서비스항로 증편 등에 필요한 시간을 벌었으나 당분간 운임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점에서 비용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드류리는 올해 하반기 정기선 시장 평균 운임이 작년 하반기 평균 운임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지속적인 공급과잉으로 인해 운임이 하락할 전망이나 감속운항(슬로스티밍), 항로 재조정, 러시아 저가 벙커유 구매 등을 통한 운항비 절감이 가능해 연평균 운임하락은 2.5%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IHS 글로벌인사이트도 컨테이너선 시장이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운임 회복세를 기대할 만한 뚜렷한 상승요소가 없다고 진단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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