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의 그라운드. 그 가운데, 한국과 러시아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갖춰 입은 선수들이 축구공을 사이에 두고 마주섰다.
한국 응원단이 ‘대~한민국’을 외치고, 그 앞엔 두 나라의 국기가 펄럭인다. 흡사 오는 13일 개막하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나 볼 법한 장면이지만, 이는 STX조선해양에서 연출된 상황이다.
STX조선해양이 회사에 상주하는 러시아 국적 선주관계자와 가상 월드컵 경기를 펼친 것.
STX조선해양은 11일 창원시 진해구의 한 풋살 경기장에서 회사 임직원 7명과 러시아 선주 측 7명이 맞붙는 '미리 보는 한-러 전'을 가졌다. 이날 경기는 한국과 러시아의 월드컵 경기를 앞두고, STX조선해양에 상주하는 러시아 선주들과 함께 월드컵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선주 서비스 차원에서 진행됐다.
STX조선해양은 "한국대표팀의 첫 경기가 러시아 전인데, 마침 우리 회사가 러시아 소브콤플로트사의 LNG선박을 건조 중이어서 회사에 상주하는 러시아 선주 관계자들을 위해 기획했다"면서 "월드컵을 계기로 가라앉은 사내 분위기도 반전시키고, 타향에서 고생하는 선주 관계자들에게 즐거운 추억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통상 조선소에서 열리는 선주와의 축구경기는 팀의 승리보다는 양측의 친선도모가 목적이다. 이날 경기도 선주서비스 성격이 강했지만, 월드컵 무대에서 한국과 러시아가 맞대결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본격적인 경기에 들어서자 양팀 모두 한치 양보 없는 경기를 선보였다.
선수들은 마치 국가대표가 된 냥 전·후반 20분씩을 진지하게 뛰었고, 일진일퇴의 공방 끝에 2-2무승부를 기록했다.
STX조선해양 김연찬 과장은 "선주와의 경기에서 이렇게 열심히 뛰어본 적은 없을 것"이라며 웃은 뒤 "월드컵 맞대결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마치 내가 월드컵 대표가 된 것처럼 꼭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러시아 소브콤플로트사 세르게이 주르킨씨는 "STX조선해양의 나라 한국과 내 조국 러시아가 월드컵에서 함께 뛰게 돼 기쁘다. 두 팀이 함께 16강에 진출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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