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으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러시아 제재가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제재에 동참해 이번 사태가 향후 러시아 물류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비수기로 울상인데 예정됐던 물량도 취소
지난 1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림반도 합병 조약에 서명함으로서 크림반도의 러시아 합병이 결정됐다.
우크라이나의 영토인 크림반도를 합병한 러시아의 이번 결정에 대해 미국은 ‘군사팽창주의’라며 비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는 러시아 경제 제재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 역시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제재는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지난 24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막한 핵안보정상회의에 모인 G7 국가(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들은 러시아를 제외하고 별도로 회의를 열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국가가 러시아에 여러 외교·경제적 제재를 가할 시 물류 시장 역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선사들은 아직까지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한다. 러시아를 취항하는 선사 관계자는 “3월 물량이 준 것은 비수기의 영향이지 국제적 문제와는 별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금씩 시황의 변화를 느끼는 선사들도 있다. 또 다른 선사 관계자는 “물량 감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는 않았으나 예정됐던 물량이 일부 취소 되고 있는 상황” 이라며 앞으로 한 두 달간은 영향을 받지 않을까라는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러시아를 취항하는 일부 선사들은 4월1일부로 TEU당 750달러, FEU당 1500달러의 운임 인상(GRI)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올 초부터 물량이 준 탓에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러시아를 취항하는 선사 관계자는 “전통적 비수기인 3월이 지난 후 적용되는 첫 GRI라 성공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수입 물량에 전적으로 기대고 있는 국가다. 한국산 자동차나 자동차 부품, 레진이 주요 수출 품목이다. 러시아로 가는 수출물량이 꾸준하다는 특성 탓에 물량의 증감폭이 크지 않다는 장점이 있었으나 올 초부터 시작된 비수기로 인해 물량이 많이 줄었다고 선사 관계자들은 토로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엔저현상으로 인해 러시아가 일본 자동차를 선호하면서 수출 물량이 많이 감소했다.
러시아는 대규모 물량을 한꺼번에 보내는 대형화주들 위주로 이뤄진 시장이기 때문에 운임의 적은 변동에도 매우 민감하다. 이 때문에 러시아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운송업체들은 서로 낮은 운임을 화주들에게 제시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만약 컨테이너를 채워서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경우 현지에서 중고 컨테이너를 처리하는것 또한 러시아 지역에 진출 해 있는 물류 기업들의 고민거리다. 이 때문에 컨테이너 처리에 특화된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는 복합운송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 시장이 떠오르는 ‘블루 오션’이지만 기존에 강세를 보이던 업체들 위주로 돌아가는 건 이러한 속사정 때문으로 알려졌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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