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수항과 부산항에서 선박사고에 따른 유류오염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세계 해상운송로에서 겨울철 고르지 않은 날씨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외국에서 최근 두 달 새 컨테이너선만 세 번의 충돌사고를 냈다. 지난 주말 머스크라인 선박끼리 독일에서 충돌 사고를 일으켜 주목을 받고 있다.
18일 로이즈리스트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라인의 8700TEU급 컨테이너선 < 머스크라베린토 >(Maersk Laberinto.사진)호는 지난 15일 오전(현지시각) 독일 브레멘항에서 또다른 머스크라인의 컨테이너선과 충돌하는 사고를 냈다.
머스크라인은 < 머스크라베린토 >호가 도선을 통해 부두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부두에 이미 접안해 있던 4300TEU급 < 머스크미주리 >(Maersk Missouri)호와 부딪쳤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지난해 말 한진해운, 지난달 NYK에 이어 최근 일어난 선박사고 중 컨테이너선으로는 세 번째다.
< 머스크라베린토 >호의 선장은 갑자기 불어닥친 돌풍으로 선박 조선에 어려움을 겪어 사고를 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선박 모두 사고에 따른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 머스크미주리 >호가 약간의 손상을 입어 출항 전에 수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 선박은 영국에서 출발해 브레멘에 도착했으며, 다음 행선지는 미국 뉴욕과 찰스턴이었다. < 머스크미주리 >호는 2~3일 내로 수리를 마치고 출항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머스크라베린토 >호는 피해가 경미해 운항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선박은 유럽-남미항로에 취항하고 있으며 브레멘항에서 화물을 하역한 뒤 벨기에 안트베르펜(앤트워프)항과 스페인 알헤시라스항을 거쳐 우루과이 몬테비데오로 떠날 예정이다.
선박과 달리 부두에 설치돼 있던 갠트리크레인 3기는 < 머스크미주리 >호와 부딪혀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갠트리크레인 중 1기는 궤도를 이탈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머스크라인은 현재 보험사와 협의 중이며 지역 항만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와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다.
< 머스크라베린토 >호는 홍콩 선적(船籍)으로 2012년 대우조선해양에서 건조됐다. 미국선급(ABS)에서 선박검사를 마쳤으며 스탠다드P&I에 가입해 있다.
< 머스크미주리 >호는 미국에 등록돼 있으며 1998년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됐다. 노르웨이선급(DNV)에서 입급했으며 P&I보험은 브리태니어스팀십이다.
한편 겨울철에 접어들어 해상 충돌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28일 카타르의 21만㎥급 초대형 LNG선 < 알가라파 >호와 한진해운의 1만114TEU급 컨테이너선 < 한진이태리 >호가 말라카 해협에서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올해 1월29일에는 싱가포르 주롱섬 2.7㎞ 떨어진 해상에서 코스코의 4200TEU급 컨테이너선 < 페이허 >호와 싱가포르 2만t(재화중량톤)급 케미컬탱커선 < 라임갤럭시 >와 부딪히는 사고를 냈으며 이튿날인 30일에는 싱가포르 앞바다 4㎞ 지점에서 6500TEU급 컨테이너선 < NYK테미스 >가 바지선과 충돌했다. 코스코는 사고 이후 < 페이허 >호를 폐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해역에서도 두 건의 큰 선박 사고가 발생해 해상오염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31일 여수항에서 싱가포르 선적의 31만8000t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 우이산 >호는 여수 원유 2부두로 진입하다 원유 이송 송유관 3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 원유 16만4000ℓ가 유출됐다.
이달 15일엔 부산 남외항 인근 해상에서 16만9000t급 벌크선 < 캡틴반젤리스L >호가 유류공급선 < 그린 플러스 >호와 충돌해 23만7000ℓ의 연료유를 유출했다.
충돌 사고는 아니지만 지난해 6월엔 MOL의 8110TEU급 컨테이너선 < MOL컴퍼트 >호가 폭풍우 속에 항해를 하다 선체가 두 동강나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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