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전 해양환경관리공단 대회의실에서 해양수산부 기자단이 정식 발족했다. 해운분야 13개 매체, 수산분야 7개 매체 등 총 20개 매체의 해양수산 전문 언론인들로 구성됐다. 해수부기자단은 해양수산부와 함께 5년 만에 부활했다. 그만큼 기자단 출범에 쏠리는 관심도 크다.
해운업계에서 지난 이명박 정부는 잃어버린 5년으로 회자된다. 해수부 폐지 이후 해운물류 산업은 정부 정책의 변방으로 밀려났다. 국토해양부 시절 건설과 교통 현안에 밀려 해운항만 산업 정책은 제대로 된 관심조차 받지 못했다. 해운항만업계의 해수부에 대한 갈증이 크고도 깊었음은 두말할 나위없다.
특히 해운시장 유동성 지원 정책은 조선과 건설 산업에 가려 입안됐다가도 흐지부지되는 경우도 많았다. 대표적인 게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해운사 지원이다. 캠코는 지난해 초 해운업계 지원용으로 1000억원의 선박펀드자금을 자체 계정으로 집행키로 방침을 정했었다. 하지만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의 승인 거부로 결국 자금 집행은 무산되고 말았다. 공자위는 당시 해운 시장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고 승인 거부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컨테이너선 시장 운임이 오른 것을 두고 해운 시장 전체 경기가 좋아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 벌크선 시장은 BDI가 1000선을 밑도는 등 사상 최악의 불황을 보이고 있었다. 공자위가 헛다리를 단단히 짚은 셈이다. 해운업계는 이를 두고 정부가 해운보다 동반 불황을 겪고 있던 건설 쪽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해운 산업 지원을 무산시킨 것이란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선박금융공사 설립은 국회에 관련 법안이 상정됐다가 18대 국회 종료로 자동 폐기되기도 했다.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선박금융공사의 부산 설립을 공약으로 내놓으면서 다시 수면 위로 올랐지만 지원대상으로 해운보다 조선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듯한 모습이어서 해운업계의 아쉬움을 낳고 있다. 이쯤 되면 금융당국이 해운산업을 다른 산업에 비해 홀대하고 있다는 인상마저 들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해양수산부가 출범과 함께 해운보증기금 설립을 들고 나온 건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해운시장에 특화된 유동성 지원방안이란 점에서 가장 현실성 있는 해운산업 지원 정책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조속한 설립을 통해 지원 시기를 놓치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는 지적은 정부와 정치권이 유념해야할 대목이다.
해운보증기금은 해양행정 일원화의 대원칙 아래 신설된 해양수산부의 힘찬 첫 출항이다. 폐지된 부처가 원형 그대로 복원된 건 전무후무한 일이다. 국민들도 해양행정 전담부처 설립의 필요성에 대해 깊게 공감했음을 의미한다.
해양수산 전문언론은 해양수산부가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로 찢어진 뒤 해양행정 일원화를 위한 해수부 부활에 그 누구보다 앞장서 목소리를 내왔다. 그만큼 5년 만에 부활한 해수부기자단에 대한 기대도 크다. 해양산업 전문언론이 바다를 통한 국부창출과 산업 발전을 위해 더욱 분발해야 한다는 지적은 깊은 애정의 또 다른 모습이다.
해수부 기자단은 업계와 정부에 올바른 정책 대안을 제시할 뿐 아니라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땐 쓴소리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해양산업의 중요성과 잠재력을 널리 알리고 해양산업의 발전을 위해 발벗고 뛰는 든든한 우군 역할도 중요하다. 해수부기자단이 진정한 전문언론으로서의 역할을 할 때 해수부가 다시 폐지되는 일도 없을 것이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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