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재출범한 지 두 달이 지났다. 그동안 물류 기능 분산, 장관 인선 등의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안정을 찾고 있는 분위기다. 청문회 논란을 뒤로 하고 취임한 윤진숙 장관도 관가와 업계로부터 그 리더십을 인정받으며 행보를 넓히고 있다. 실장급을 비롯한 고위직 인선까지 마무리되며 조직구성도 매듭을 지었다.
해수부의 부활은 국제 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바다에서 국부를 창출하라는 국민적 열망의 결과다. 이제 해수부는 부처 부활을 염원했던 국민들의 의견을 십분 받아들여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할 때다.
향후 우리나라 국부 창출의 중심지 역할을 하게 될 해양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그 활용방안에 대한 정책을 개발하는 한편 해양 관련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의 북극이사회 정식옵서버 진출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는 15일 스웨덴 키루나에서 열린 북극이사회 제8차 각료회의에서 정식옵서버 지위를 획득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북극해 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얻게 됐다.
북극의 경제적 가치는 실로 막대하다. 김학소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은 세계 가스오일의 4분의1이 북극해에 매장돼 있으며 그 경제적 가치는 13조6천억달러에 이른다는 말로 정식옵서버 진출의 의미를 찾았다. 철광석 니켈 구리 등의 광물자원의 가치도 1조5천억달러가량 된다고 한다.
또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명태 대구 오징어 연어 등의 한류성 어종들이 북극해 지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동해상에 머문다는 점은 우리나라 수산업에 큰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최근 북극항로 개발이 한창인 점은 해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북극항로는 기존 항로에 비해 거리는 30%, 시간은 6일 이상 단축된다. 최근 2년간 물동량이 9배 늘어나며 한국 조선·플랜트 산업의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북극항로 개발로 부산항이 가장 큰 수혜를 얻을 것이란 보고서도 나왔다. 그야말로 북극은 에너지개발, 해양플랜트, 해운물류, 수산 등의 종합선물세트와도 같다.
해수부 출범과 함께 북극이사회 정식옵서버 진출이란 쾌거를 이룬 건 우연이 아니다. 해양분야를 관할하는 정부부처가 하나로 통합되며 큰 응집력을 발휘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성과다. 해수부의 존재 이유를 대중적으로 널리 증명한 계기가 된 것은 물론이다.
해수부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 해양영유권 분쟁 대응, 신과학기술 접목을 통한 해양신산업과 수산업 육성 등이 해수부가 해야 할 역할이다. 물류부문에선 심각한 침체에 빠져 있는 해운산업의 조속한 지원과 항만하역시장 안정화, 크루즈산업 육성 등의 정책과제가 제시되고 있다.
지난해 해수부 부활에 목소리를 높이던 사람들은 해수부의 기능이 과거보다 크게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다시는 폐지하지 못할 강력한 해수부를 원했던 까닭이다. 하지만 이들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물류는 양분됐고 조선·해양플랜트, 기상·기후 등의 업무는 기존 부처에 남았다.
그렇다고 낙담할 필요도 없다. 비록 과거보다 기능이 크게 보강되진 못했지만 통합해양행정이란 대승적인 명분은 여전히 유효하다. 단순한 부활에 그치지 않고 21세기 해양 시대를 견인할 수 있는 강력한 해수부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다.
해수부가 전체 해양산업을 아우르고 육성하는 다양하고 창조적인 정책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수행해 나가는 것 만이 곧 힘 있는 통합해양부처로 거듭날 수 있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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