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숱한 곡절끝에 취임했다. 자격과 능력이 제대로 검증이 안된 상태에서 강행된 장관 임명이었기에 해운업계의 시선이 당연히 곱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찌됐건 윤장관이 신설부처인 해양수산부의 수장에 오른 만큼 기대감도 크다. 윤장관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모르쇠로 일관했던 것은 단지 당황해 머리가 하얗게 됐기 때문이지 결코 자격이 없어서가 아니라는 청와대의 입장 표명도 있었고 윤장관도 취임사를 통해 해수부 부활에 거는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기에 기대반 우려반속에 윤장관의 행보를 지켜볼 따름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운업계로선 윤장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 특히 이목을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해운업계는 글로벌 경기 장기침체로 아사직전인 국내 해운선사들의 현안문제 해결을 위해 해양수산부가 피부에 와닿는 정책방향을 제시해 줄 것을 고대했던 것이다.
국내 해운선사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고충은 유동성이다. 금융권에서 해운선사들에 대한 지원이 인색하기 짝이 없기 때문에 돈맥경화 현상에 매우 힘들어 하고 있는 해운업계의 현실을 윤장관이나 해양수산부가 제대로 간파하고 있는지를 평가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해양수산부가 해양, 해운항만, 수산, 해양레저, 해양경찰분야를 모두 아우르다 보니 정책적 우선순위에 촉각이 곤두설 수 밖에 없다. 해운업계에선 해운정책에 가장 큰 무게를 실어주기를 바랄 뿐이다.
한편 윤장관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해운물류 정책과 관련해서 해운·물류산업 신성장동력 육성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해운불황 극복을 위한 선박금융시스템을 강화해 해운기업들의 안정적 성장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불황기 민간금융 경색 방지를 위한 공적 보증기금 확대 요구에 따라 정부 및 선사 출연금 등을 재원으로 하는 보증기금 신설을 추진할 방침이다.
기존 정책금융기관과의 기능 조정 필요 등으로 선박금융공사 설립에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해운업에 대한 보증강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많았던 점을 고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전문투자자 선박펀드에 대한 대선(貸船) 의무기간 단축, 펀드운용사 겸업금지 완화 등 규제 합리화로 선박펀드 투자 활성화를 도모할 것임을 밝혔다.
해운위기 극복을 위해 자금조달이 가장 시급한 해운업계는 웅진사태 등으로 엎친데 덮친격으로 회사채 발행조차 안되면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따라서 보증 기금 신설은 해운업계로선 단비와도 같은 것이어서 가급적 빨리 진행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선주협회도 해운보증기금 신설은 극심한 해운불황에 지쳐있는 해운업계 특히 중소선사들까지 폭넓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책이라며 반기고 있다.
새정부와 함께 다시 새롭게 출범한 해양수산부가 해운선사에 유동성 공급을 돕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국내선사들이 해운위기를 보다 조속히 극복하기 위해선 정부의 지원정책에 목매는 소극적인 대응에만 머물러선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경쟁력이 악화될 수 있다.
세계 선복량에서 글로벌 상위 3개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5년 27%에서 올해는 44%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같은 양극화 현상의 심화는 상위 소수를 제외한 선사들의 도태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국내 선사들은 단순한 물동량, 운임 등 해운업 사이클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아닌 회사의 구조적 변화에 초점을 맞춰 능동적 대응을 해야 한다.
윤장관을 수장으로 하는 해양수산부는 국내 해운기업들이 해운불황을 조기에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체질 개선을 위해 현장감있는 정책개발에 올인해야 할 것이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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