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안에 북극해 항로를 개척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중국의 한 선사가 중국 내 최초로 상업적인 목적을 띄고 북극해 항로에서 서비스를 운영할 것이라고 지난 14일 밝혔다. 상해극지연구소(PRIC. Polar Research Institute in China)의 후이겐 양 연구원은 이 선사가 올 여름 북극해를 관통해 미국과 유럽으로 가는 화물 노선을 개시할 것이라고 로이터에 귀띔했다.
상해극지연구소 남극의 장성기지, 중산기지, 북극의 황하기지와 쇄빙선 <설령>호를 운영하면서 극지 연구활동의 실행과 지원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양 연구원은 “상하이-함부르크 노선을 예로, 북극해 항로를 통하면 수에즈운하를 거칠 때보다 2800해리(약 5185킬로미터)나 줄일 수 있다”고 언급하며 북극해 항로의 이점을 설명했다.
비단 중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북극해 항로는 블루칩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관심은 미미하기 짝이 없다.
지난해만도 독일, 러시아, 네덜란드 등 주요 항만국들의 선박 46척이 북극해를 가로질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2010년 극지연구선인 <아라온>호가 북극해 첫 탐사길에 올랐을 뿐 지난해 예정됐던 상용화를 위한 시범 운항은 선사들의 비용 부담 때문에 불발돼 올해로 늦춰진 상태다.
한편 우리나라와 함께 동북아 중심국으로 꼽히는 중국과 일본에서는 국립해양국을 신설하거나 내각 차원의 위원회를 설치, 5개년 계획을 수립하는 등 정부와 민간이 함께 북극항로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학소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은 북극항로와 관련해 “21세기에 들어설 때만 해도 2080년께나 북극항로의 상업적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2020~2030년으로 앞당겨졌다”며 “심지어 지난해 9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북극항로의 전체 얼음이 녹은 바 있다. 이는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북극해 얼음이 빠르게 녹고 있다는 뜻”이라고 최근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어 “북극항로는 수에즈운하를 통해 아시아와 대서양을 연결하는 기존 극동유럽항로에 비해 거리는 40%, 운항 시간은 10일 가량 단축이 가능해 이 항로의 대처 방향에 따라 세계 항만의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KMI에 따르면 북극항로는 북극해와 시베리아 등 자원의 보고를 끼고 있는 특성을 띄고 있어 항로에 맞는 화물, 선박의 기능, 특수 운항기술을 갖춘 해기사 등의 확보로 북극항로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항만 위상이 결정된다.
KMI 측은 이런 변화에는 10~30년의 긴 시간과 연구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부산항에서조차 논의 수준의 대처밖에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 김보람 기자 br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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