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장기침체로 주요 글로벌 선사들이 지난해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세계 최대 정기선사인 머스크라인은 친환경선박에 대한 선투자 효과 덕을 톡톡히 보며 지난 한해 흑자를 냈다. 이는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국내 굴지의 대형선사들의 실적과 대조를 이루는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갖게 한다.
친환경 선박 발주에 대한 준비를 지속해 왔던 머스크는 지난 2011년 대우조선해양에 친환경 엔진을 탑재한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 20척을 발주해 본격적인 친환경 선박시대를 열었다.
머스크가 발주한 선박은 컨테이너선 전용엔진 대신 개조된 벌크선 엔진이 탑재돼 연료 소모가 획기적으로 감소한다는 분석이다. 또 기존의 컨테이너선은 속도를 위해 가로폭이 좁았으나 벌크선 엔진에 최적화된 선박 디자인을 위해 선박의 폭을 넓힘에 따라 적재 가능화물이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머스크의 친환경 선박 전략은 선박에서 배출되는 대기 오염 물질 배출량도 획기적으로 저감시켜 국제해사기구의 선박온실가스 협약에도 대비가 가능토록 돼 있어 세계 최대 선사다운 경쟁력있는 경영전략을 폈다는 평가다.
친환경 선박은 고유가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사들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 분명하다. 한편 2007년 기준 선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은 10억4,600만톤으로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3%를 차지하고 있으며 개별 산업 단위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중 외항선박 부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8억7,800만톤으로 전세계 2.7%를 차지했다. 국제해사기구는 해운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오는 2050년에는 12~13%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규제 필요성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는 오는 2030년까지 선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관련 금년부터 국제해사기구 및 일부 국가에선 이산화탄소 배출과 관련된 각종 규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선사들은 경쟁적으로 친환경 선박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친환경 선박은 향상된 연비로 선박운항 비용을 크게 저감시켜 선사들의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여 친환경 선박에 대한 관심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친환경 선박 발주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면 기존의 원가 부담이 높은 고선령 선박들이 해운시장에서 퇴출돼 결국 폐선율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친환경 선박 발주는 선복 과잉 해소에도 일조할 것으로 예측된다.
선박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는 친환경 선박은 향후 국내 조선업계의 회생에 큰 기회로 작용, 해운시황 불황으로 침체된 국내 조선 업황에 새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친환경선박에 대한 주요 글로벌 선사들의 대량 발주가 앞다퉈 이루어질 경우 선복과잉 가중의 주요인으로 작용해 해운시장 저운임 기조의 고착화와 중고선 가격 하락을 초래하는 부작용을 낳을 소지가 커 이와관련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다.
하지만 친환경 선박 발주시 연료비 절감 효과로 저운임하에서도 일정 부문의 수익확보가 가능해짐에 따라 선사들로선 친환경 선박의 효율적인 운영에 고심해야 할 것이다.
극심한 해운업황 침체에도 머스크가 좋은 실적을 낸데는 친환경 선박이 큰 우군이 된 셈이다. 머스크의 세계 해운환경 변화 흐름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모습은 절실한 국내 선사들의 벤치마킹감이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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