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2-15 08:51

기자수첩/ ‘선복확대’와 ‘수익’ 한 손에 쥘 수 없어

2000년대 중반 해운업계는 아우토반을 달리는 매끈한 페라리 같았다. 헌데 지금의 해운업계는 지난주 있었던 짧은 구정 연휴의 경부고속도로를 기어가는 구식 승용차 같다. 100미터 간격으로 신호등이 놓인 2차선 도로에 수 백 대의 자동차가 몰려있는 꼴이다. 길도 잘 닦인 고속도로가 아니라 자갈길이다.

내가 내 차 모는 데 누가 뭐라 할 수 없듯 시장 내 자유경쟁 논리에 의해 선사나 대리점의 개체수가 많은 것은 제어할 방법이 없다. 문제는 차가 자갈길을 달리듯 해운업계도 거칠고 어려운 상황이고, 선사들은 제각기 ‘더 빨리, 더 멀리’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정기선업계는 그야말로 ‘죽을상’에서 겨우 벗어난 정도였다. 일부 선사를 제외하고는 전 세계 경제침체와 맞물려 적자의 톱니바퀴를 돌았을 뿐이다. 선사 대다수는 지난해 정기선 시황이 올해에도 비슷한 양상으로 반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황을 결정하는 요소들이 지난해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그 중 선사들을 가장 불안하게 하는 요인은 선복과잉이다.

브레이마쉬핑서비스에 따르면 2013년은 유사 이래 가장 많은 신조 컨테이너선이 인도되는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170만TEU에 달하는 컨테이너선이 인도될 예정이라고 한다. 전 세계 컨테이너 선복량의 10분의1 수준이 올해 쏟아진다. 이는 2012년 130만TEU와 비교했을 때 9.5%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2013년에 인도되는 선박 중 1만TEU 이상 급 선박이 50척 이상을 차지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선 ‘막 조선소에서 나온 따끈따끈한 배도 해체해야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우스갯소리까지 할 정도다. 또 예전에는 30년 이상 운영돼 더 이상 항해가 불가능한 선박들이 비로소 해체가 됐는데 이제는 20년, 혹은 기간과 상관없이 해체된다고 하니 오죽하면 그럴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고 선박을 발주하는 선사들에게 뭇매를 때릴 수만도 없다. ‘배 크기가 클수록 잘만 운영하면 수익률이 배가 되고 연료도 절감하는 친환경 운영이 가능하다’는 이론은 발주의 이유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이 선박을 ‘잘 운영’하기엔 수요가 달려도 너무 달린다.

한편 경제예측기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전망치보다 하향조정하기 바쁘다. 최근 무디스가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를 보면 G20 회원국 중 선진 8개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4%로 예상돼 기존 전망치보다 0.2%p 하락했다. G20 국가 중 신흥국들의 경제성장률은 5.5%로 예측됐다. 전체 G20 국가의 경제성장률은 올해엔 2.9%, 내년엔 3.3% 성장할 것으로 무디스는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치보다 소폭 하향 조정된 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2.4%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은 지난 1월 미국 경제성장률을 각각 2.0% 1.9% 예상했다. 평균적으로 2%를 약간 웃도는 수치에 머문다.

한편 17개 국가로 이뤄진 유로존의 경우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그리스의 경기침체와 유로존에 대한 기업들의 불안감 때문에 올해 역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8% 수준으로 점쳐진다.

이들에 따르면 올해도 전 세계에 걸친 경기침체가 틀림없이 이어진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해운산업의 전망과도 일맥상통한다. 선사와 배는 많고 시장에서 상품은 돌지 않는 상황에서 경제 이론에 의하면 선사들 여럿이 문을 닫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현실은 꼭 그렇지 않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선사들은 생존을 위해 온갖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일괄적으로 운임을 올리거나 선박을 계선시키거나 새로운 팀을 짜는 방법이 동원된다. 이런 비즈니스 차원 외에도 종이컵 사용 줄이기 따위를 통한 비용 절감에도 열심이다.

하지만 좀 더 근본적으로 돌아가, 애초부터 피 튀기는 진흙탕 전장에서 나와 서비스와 신뢰를 쌓아가는 선진화된 경영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만족=기대÷현실’이라는 공식을 두고 보면 ‘과거 해운업의 영광’만 꿈꾸는 선사들은 지금 상황에서 절대 만족할 수 없다. 심지어 생존 여부도 불투명하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창출이고 팍팍한 경제사정 속 화주들 역시 서비스보단 금액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황에서 이런 관점은 ‘꿈같은 이야기’라고 힐난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선사들은 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는 분명히 있다. < 김보람 기자 br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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