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01 17:32

티피씨코리아 법정관리 폐지…해운사 줄도산 현실화

법정관리 신청기업 11곳중 7곳 파산수순

해운업계에서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기업들이 줄줄이 파산 수순을 밟고 있다.

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수석부장판사 이종석)은 최근 티피씨코리아의 회생절차 폐지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지난달 30일 티피씨코리아가 회생계획을 수행할 가망이 없음이 명백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88조 제1항에 의해 이 같이 결정한다고 밝혔다.

티피씨코리아의 회생절차 폐지는 예견된 것이었다. 티피씨코리아는 지난 2010년 7월 2011~2012년 사이 BDI(건화물선운임지수) 수준을 3000포인트로 예상하는 회생계획안을 제출해 채권단의 승인을 받은 바 있다. 2010년 당시 시황이 다소 살아나는 기미를 보였던 까닭에 이 같은 계획이 과도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해운시황은 예상보다 훨씬 혹독했다. 지난 한 해 BDI 평균치는 1549를 기록하는 데 머물렀고, 올해엔 시황 하락이 더욱 심해져 10월까지 BDI 평균이 916에 불과하다. 티피씨코리아가 회사 경영과 채무 변제를 이어나갈 수 없는 여건이었던 셈이다.

회생절차 개시 당시 티피씨코리아의 전체 채무금액은 1977억원 수준이었다. 회생담보권 174억원 회생채권 1803억원 등이다. 회생담보권은 외환은행이 90%, 회생채권은 대한해운이 26%가량을 각각 갖고 있었다. 이 가운데 회생담보권은 변제를 모두 마무리했으며, 회생채권 1104억원가량이 남아 있는 상태다.

티피씨코리아는 장기간의 시황불황으로 채무 변제는커녕 적자가 계속 쌓이면서 채무규모가 계속 늘어나자 결국 회생절차를 시작한 지 2년여만에 파산에 이르게 됐다.

폐지결정이 공고된 뒤 2주간 기업회생 진행하의 법률적 효력이 유지된다는 점에서 채권단은 11월14일 티피씨코리아의 자산을 강제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티피씨코리아가 직권으로 파산을 진행할 경우 법원은 파산 선고 후 파산관재인을 선임해 자산을 현금화하는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티피씨코리아는 보유선대를 대부분 BBCHP(소유권이전부나용선) 방식으로 도입한 까닭에 현재 자산이 거의 없는 상태다.

티피씨코리아 관계자는 "대주단들이 디폴트를 선언하고 선박을 회수해 갔기 때문에 현재로선 영업을 할 수 있는 수단을 상실했다"며 "파산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회생절차를 신청한 11개 해운사 중 폐지 결정을 받은 곳은 양해해운 씨와이즈라인 삼호해운 세림오션쉬핑 조성해운 월천통상해운 등과 함께 7곳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조성해운은 폐업했다. 대한해운 봉신 등은 회생절차를 진행 중이다. 초기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삼선로직스와 대우로지스틱스는 패스트트랙 프로그램에 따라 조기 졸업하고 채무를 변제 중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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