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05 11:05

기획/ 浮沈 심한 유럽항로를 잡아라

선사들 성수기 앞두고 운임회복 재가동
‘3분기가 턴어라운드 분수령’…선사들 사활

●●●어느덧 운임회복으로 뜨거웠던 상반기가 저물고 하반기가 밝았다.

정기선사들은 올해 들어 당초 예상을 깨고 운임회복에 성공할 수 있었다. 지난해의 극심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자구적인 노력의 결과였다.

지난해 말 500달러대를 오르내리던 유럽항로 운임은 단번에 3배 이상 상승했다. 특히 삼성전자나 현대·기아자동차 등 대형화주(BCO)와의 계약운임도 연초 대비 800~1000달러가량 올린 것은 큰 성과다.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연초 500달러안팎이었던 BCO 운임은 1000달러 이상으로 상승했다. 북미항로도 40피트 컨테이너(FEU) 기준 1천달러 이상의 운임 상승효과를 봤다.

선사들은 3월 이후 운임회복에 성공하면서 2분기에 일정부분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당장 국내 1위 선사인 한진해운은 2분기에 3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실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진해운에서 마켓리서치파트장을 맡고 있는 정부영 부장은 “한진해운은 5월 이후 흑자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운임회복이 성공을 거두기 시작한 3~4월에도 적자를 내다 5월에 흑자를 일궜으며 6월엔 흑자 폭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정 부장은 3분기는 성수기란 정기선 항로의 특성상 긍정적인 경영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는 컨테이너선 시장의 전통적인 성수기로 일컬어진다. 동서항로 특히 유럽항로와 북미항로에서 물동량이 가장 많이 늘어나는 시기다.

3분기에 냉장고나 에어컨 등의 계절성 가전제품을 비롯해 신제품들이 구미 선진국 시장으로 대거 이동한다. 선사들은 7월 이후 성수기할증료(PSS) 등 부대할증료를 도입하거나 운임인상을 실시하는 방법으로 수익을 크게 끌어올리는 전략을 써왔다. 비수기 동안 부진했던 회계장부의 균형을 맞추고 나아가 흑자규모를 큰 폭으로 늘릴 수 있었다.

올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선사들은 6월부터 속속 운임회복 프로그램을 재가동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바로 PSS다. 상반기 운임인상 카드를 잇달아 꺼내들었던 선사들은 오른 운임을 다잡기 위해 PSS 도입을 서둘렀다. 성수기를 기반으로 다시 한번 시장 분위기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끌겠다는 포석이다.

다만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전통적인 성수기 개념이 사라졌다는 데서 선사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상반기 부진의 늪에 허우적대던 선사들은 3분기에 성수기 효과를 기대했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물동량은 상반기보다 감소한 반면 공급량은 대거 몰리면서 수익성은 더욱 악화되는 패턴을 보였다. 지난해 원양 정기선사들의 적자 규모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컸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운임동맹없는 유럽항로 운임 널뛰기 극심

특히 올해는 유럽항로의 시황 흐름이 선사들의 경영환경 개선에 핵심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항로는 최근 몇 년 간 여러 해상항로 중 운임의 변동 폭이 가장 컸다.

상하이항운거래소에 따르면 2010년 상하이-북유럽항로 평균운임은 TEU 기준 1778달러였다. 하지만 1년 뒤인 2011년 엔 869달러로 반토막났다. 무너진 운임으로 선사들이 극심한 수익 악화에 시달린 뒤 올해 다시 운임은 상승 추세다.

올해 상반기 평균운임은 1401달러로 급등했다. 61%가량 치솟았다. 선사들이 운임인상을 본격화한 3월 이후 4개월간 평균운임은 1658달러를 기록했다.

상하이-지중해항로도 북유럽만큼은 아니지만 큰 폭의 등락을 보여줬다. 2010년 1728달러였다가 2011년 964달러로 떨어진 뒤 올해 1459달러로 올라섰다. 3~6월 평균운임은 1725달러로 2010년 수준을 회복했다. 지중해항로 운임은 특히 5월4일 2033달러를 기록, 올해 처음으로 2000달러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유럽항로의 심한 운임 부침은 운임동맹 부재의 후유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2008년 10월 FEFC(구주운임동맹)가 해체된 이후 선사들은 운임 등락 폭이 커졌다고 입을 모은다.

FEFC 해체 뒤 뒤따른 미국발 금융위기로 유럽항로 운임은 300달러선까지 무너졌었다. 1년 뒤엔 다시 2000달러선을 훌쩍 뛰어 넘었다. 이 같은 모습은 2011년과 올해도 되풀이 됐다.

시장의 기준을 제시해주던 나침반의 상실로 선사들은 그야말로 ‘시황이 부진할 땐 한없이 퍼주다가 시장이 살아난다 싶으면 한방에 회수하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북미항로는 최근 3년간 운임의 등락이 크긴 했지만 유럽항로처럼 반토막까지 떨어졌다가 회복하는 롤러코스터식의 시장상황은 연출하지 않았다.

 FEU 기준으로 2010년 2299달러였던 상하이-북미서안 평균운임은 2011년 1661달러로 28% 하락한 뒤 올해 상반기 2152달러로 올라섰다. 상하이-북미동안 평균운임은 등락 폭이 더 작다. 2010년 3482달러에서 2011년 3006달러로 떨어진 뒤 올해 상반기 3301달러로 다시 회복했다.

지난 3년간 300~400달러 사이에서 운임이 오르고 내렸음을 알 수 있다. TEU로 따질 경우 등락폭은 100~200달러 수준에 머무는 셈이다. 운임협의체인 태평양항로안정화협정(TSA)이 작동하는 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이유로 평가된다.

시장 전망 안개 속…키는 선사 의지

이같은 흐름을 반영한 탓인지 선사들은 유럽항로에서 향후 시황 전망을 두고 자신있는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당장 지난달부터 도입할 예정이었던 유럽항로의 PSS가 미뤄지며 선사들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선사들은 6월1일부터 300~400달러 선의 PSS를 도입하려고 했다가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은 데다 화주들의 반발이 커지자 보름 뒤로 이를 연기했으며 이마저도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선사들은 한 달 뒤 아예 명칭을 기본운임인상(GRI)으로 바꾸고 다시 운임회복 프로그램을 재가동했다. 이번엔 도입 폭도 450~600달러로 대폭 높였다. 상반기에 올려놨던 운임이 다시 하강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5월4일 1900달러를 넘어서며 정점을 찍은 뒤 시나브로 하락했던 유럽항로 운임은 6월 중순 이후 15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7월 들어서도 선사들의 운임회복 시나리오는 성수기가 무색하게 버거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도 전통적인 성수기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7월 들어 유럽을 향해 첫 배가 출항했지만 대부분의 선사들은 인상분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른바 눈치보기에 돌입한 것이다. 지난달 PSS 도입을 실패했을 때와 비슷한 모습이 재연되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가장 큰 원인은 수요 부진이다. 물동량은 성수기에 접어들어서도 눈에 띄는 호조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 등 어두운 소식들이 여전히 해운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3.5%로 예상했다. 미국을 제외하고 유럽지역은 제로 또는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중국도 지난해보다 1%포인트 낮아진 8.2%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계 선사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선사들 의지와는 다르게 물동량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성수기할증료가 원활하게 움직이진 않을 것 같다”며 “2분기엔 운임인상이 강력하게 진행됐지만 3분기엔 어려울 것 같다. 물량 유치에 대한 압박이 있기 때문에 운임 조정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금씩 늘어나는 선복 공급도 선사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세계 20대 정기선사들의 보유선박량은 7월1일 기준으로 1년 전에 비해 84만4천TEU가 늘어났다. 증가율로 따져 6.4% 성장이다.

특히 세계 1위와 2위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라인과 스위스 MSC의 선복량은 각각 23만2천TEU 21만7천TEU 늘어 각각 9.8% 10.9%의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위동성난을 겪고 있는 이스라엘 짐라인과 칠레 CSAV는 -3.2% -50.5%의 감소를 기록해 대조를 보였다.

올해 들어서도 1만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유럽항로 투입은 계속 이어졌다. 컨테이너리제이션인터내셔널(CI)에 따르면 1~4월 시장에 인도된 1만TEU 이상 신조 컨테이너선은 총 26척이었으며 이 가운데 19척이 아시아-유럽항로에 배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컨테이너선 계선량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로이즈리스트인털리전스(LLI)에 따르면 6월27일 기준 계선된 컨테이너선은 245척 37만7120TEU를 기록, 전체 선대의 2.4%까지 감소했다. 2월 말 5.4%에서 절반 이상 줄었다.

계선량이 100만TEU를 넘어설 것이라던 알파라이너의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다만 최근 용선시장이 부진을 보이고 있어 만약 하반기에 선사들이 예상해던 것만큼 시장이 부양되지 않을 경우 계선량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유가 약세, 운임하락 부채질

게다가 최근 해운사 채산악화의 주범이었던 국제유가도 하락세를 띠고 있어 화주들이 이를 근거로 운임할인을 압박하고 있기도 하다.

7월 들어 선박연료유 가격은 t당 590달러(싱가포르항 IFO 380cst 기준)대로 떨어졌다. 1분기만 하더라도 800달러선을 넘보던 것에 비해 강세가 많이 꺾인 것이다. 하지만 2~3년 전에 비해 여전히 200~300달러가량 높은 수준이긴 하다.

이 같은 대내외 해운환경에서 선사들은 성수기 운임회복 프로그램을 꺼내 들었고 이를 성공시키느냐 마느냐 하는 중대 기로에 서 있다.

중국에선 유럽항로에서의 운임인상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6월29일자로 발표한 상하이-북유럽 운임은 1888달러로 전 주 대비 339달러 올랐다. 7주 연속 이어졌던 하락세도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운임수준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비관론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유럽항로와 달리 북미항로 운임은 지난달 선사들의 성수기할증료 도입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선사들은 지난달 중순께 FEU당 600달러의 PSS를 도입했으며 400~500달러 수준에서 화주들과 조율을 마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유럽항로와 마찬가지로 북미항로도 물동량 수요가 강하지 못하다는 점은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한다. 선사들은 현재의 소석률이 90% 안팎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일부 선사들이 물동량 확보에 초점을 맞출 경우 애써 도입한 PSS가 유야무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해운업계 일각에선 성수기 프로그램을 성공하기 위해선 상반기에 보여줬던 선사들의 강력한 의지가 다시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성수기이기에 운임회복에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은 안일한 태도라는 비판도 선사들 사이에서 나온다.

3분기에 선사들이 운임회복에 사활을 걸지 않는다면 앞날을 낙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2분기에 반짝 흑자가 예상되긴 하지만 선사들의 상반기 성적표는 적자였다. 그만큼 1분기 손실 폭이 컸던 까닭이다.

게다가 최근 3년간 1조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한 한진해운의 예에서 보듯 선사들이 그동안의 손실폭을 만회하기 위해 가야할 길은 험난하다. 머스크라인이 운임회복을 성공하기 위해 7월 한달간 북유럽과 지중해 항로에서 1~2항차의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선언할 만큼 선사들의 상황은 절박하다.

현대상선 한 관계자는 “운임은 가만히 놔두면 내려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선사들이 바짝 조여도 올 한 해 턴어라운드를 할까 말까인데 어떤 선사들은 뒷짐만 지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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