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항만청 이호영 한국대표 |
●●●내 오랜 친구, 윤 교수에게서 전화가 왔다. 음악회 티켓이 두 장 생겼는데 같이 갈 수 있겠냐고.
나는 어떤 음악회냐고 묻지도 않고 가겠다고 했다. 왜냐하면 그로부터 음악회 초대를 받은 것이 이미 여러 차례인데 초대할 때마다 내용이 훌륭했었기 때문이다.
이 날도 예외가 아니어서 세계적인 바이올린 연주가 막심벤케로프리사이틀이어서 피아노 반주도 없이 바이올린 독주로 30여분을 연주하는 프로그램도 있었는데 신기에 가까운 바이올린의 선율에 행복했었다.
우리는 이 날 음악회 감상을 위해 미리 만나 저녁도 먹고 차도 여유 있게 즐기자고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앞에 있는 모차르트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다.
창가에 앉아 음악에 맞추어 춤추는 분수를 보며 즐거운 시간을 갖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임시휴업이다. 생각해 보니 노동절 휴일이다.
저녁을 무엇을 먹을까 하다가 윤 교수가 나더러 이 곳 광장에서 기다리라며 가더니 한참 후에 나타났는데 손에 봉투 두 개를 들고 있었다.
어느새 그 앞에 있는 초당두부집에서 야채두부도시락을 사온 것. 나는 비어있는 탁자를 찾이 했기에 우리는 콘서트홀 앞마당에서 호사스럽게도 야채두부비빔밥을 즐기게 되었다. 두부와 야채를 고추장에 비벼 먹으니 밥만 먹었는데도 건강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도시락의 양이 많아 밥이 반 그릇 씩 이 남아서 쓰레기통에 모두 함께 버리려고 봉투에 모두 담으려 했더니 윤 교수가 재빠르게 남은 밥을 함께 모아 담더니 언제나 들고 다니는 자기 가방에 넣으며 “우리 어머님이 그러시기를 쌀 한톨이라도 버리면 안 된다고 하셨내. 어머님이 돌아가셨지만 나는 이 말씀을 언제나 지킨다네! 집에 가져가면 한 끼 식사는 되겠군!” 하는 것이었다.
내 눈에는 죽도 얻어먹지 못해 바짝 마른 북한의 어린이며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이 스쳐가며 남은 밥을 쓰레기통에 버릴려든 내 손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랐다.
나는 그가 우리나라 경영학계의 큰 맥이며 그가 우리나라가 잘 살기 위해서 경제개발 모델로 해 경영학을 중요한 연구분야로 삼았다는 점을 생각할 때 과연 조그마한 일부터 언행이 일치되게 행동하는 그를 보며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나는 오늘 동창회 모임 날짜를 잘 못 알아 허탕치고 돌아오는 길에 단골식당에 들러 뚝배기 불고기를 하나 식혔는데 양이 너무 많아 반도 못 먹었다. 나는 남기고 그냥 나올려다가 종업원을 보고 싸줄 수 있느냐고 했더니 비닐봉지에 이중으로 포장해 준다.
내가 집에 와서 식구들에게 허탕 친 이야기를 하고 비닐봉지를 내 놓았더니 이건 뭐냐고 묻는다. ‘나는 뚝불이야!’라며 윤교수 이야기를 해 줬다 그리고 나도 말했다. "이것으로 밥 한 끼는 될꺼야…."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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