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가 깊고 긴 불황의 터널에서 언제 벗어날 수 있을지 그 답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전세계 해운선사들은 생존을 위한 법칙을 터득하기 위해 고심의 고심을 하고 있다.
지난 기나긴 호황기 시절 내실있게 성장해 온 선사와 대책없이 외형 부풀리기에 나선 선사들간의 요즘 불황기 체감정도는 확연히 차이를 보일 것이다. 최근의 세계경제 위기가 1930년대 대공황 때보다 더욱 심각하다는 경제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올 정도면 작금의 상황은 전분야에 걸쳐 전환점을 암시하고 있다고 본다. 해운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전방 산업이면서 글로벌 산업인 해운업의 경우 세계 경기 흐름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올해 1분기 실적을 보면 국내외 주요 선사들의 적자가 만만치 않다. 하반기쯤에는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도 있지만 이 역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대로 가면 해운업계 판도도 상당한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 앞선다. 특히 우리나라 정기선 해운업계의 경우 매우 중요한 시점에 와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어중간한 위치에 서 있는 국내 정기선사들이 이 어려운 시기를 지혜롭게 극복하고 새 전환기를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민관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정기선시장의 경우 일부 상위권 소수 선사들의 독주가 지속되고 있어 국내 정기선 해운은 중요한 전환기를 맞은 것으로 판단된다. 세계 선박량 점유율이 지난 2000년 이전에 비해 급감함에 따라 시장 점유율도 같이 축소되고 있고 특히, 선박투자에 있어 호황기에 고가 선박을 인수함으로써 저가 선박투자 형태를 지속해 온 유럽선사들에 비해 비용 압박도 강하다는 분석이다.
우리 해운선사들의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한 중국 국영선사들은 중국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정기선 해운부문에서 그 위상을 더욱 높여가고 있다. 특히 자국내 주요 물류 터미널은 물론이고 외국의 물류거점들에 대한 투자를 급격히 늘리고 있어 세계 해운선사들이 주목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글로벌 정기선사들은 세계 상위랭킹 선사들의 독주와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중국선사들 사이에 낀 넛크래커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더해 간다.
국내 정기선사들이 약점을 최대한 보완하기 위해선 한시적이라도 얼라이언스 체제 등 글로벌 협력적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우리 정기선업계의 근본적인 성장전략이 세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최근 정기선업계에선 적대적 M&A(인수합병) 방어와 M&A시장 참여 방안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정기선사들은 M&A를 통한 성장전략이 상당한 추진력을 갖게 한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정기선사들이 운항항로를 선제적으로 고려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친환경 초대형 선박 확보방안을 적극 추구해 나가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견해다.
국제해사기구가 이산화탄소 배출부담금을 부과할 움직임이어서 이와 연계한 선박금융 지원도 화급히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 정기선 업계의 새 전환기에 있어 무엇보다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모태라 할 수 있는 근해선사들의 육성방안에 상당한 공을 들여야 할 것이다.
우수 중견선사 인증제 등을 통한 지원책을 마련해 중소형 근해선사들이 중견선사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정책 전략이라 할 수 있겠다. 혹독한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국내 정기선사들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아 보다 경쟁력있는 기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한층 강도높은 자구노력도 필요하지만 국토해양부 등 관계당국의 보다 효율적이고 비전있는 대책수립이 절실하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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