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춘절이 지나기를 고대하고 있는 업종 중의 하나가 해운업계일 것이다. 31억 인구가 이동하는 중국 춘절은 중국 제일의 명절이지만 해운업계에선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세계 공장이며 세계 시장으로 떠으로고 있는 중국을 오가는 해상 물동량이 춘절을 전후해 크게 둔화되기 때문에 원상태로 복구하기 위해선 선사들이 감내해야 할 몫이 크다. 중국의 춘절에다 호주의 싸이클론 피해, 브라질의 대홍수 등 기상악화가 겹치면서 세계 벌크선 시장은 폭락세를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지난 1월17일 벌크선운임지수(BDI)가 974p를 기록해 2009년 1월 이후 3년만에 1천p가 붕괴됐고 1월19일에는 893p 그리고 24일에는 807p까지 떨어져 800선대에 가까스로 턱걸이한 셈이다.
올들어 1월 3일 1624p로 시작한 BDI가 빠른 기간내 급락하는 상황이 노정되자 해운업계는 리먼 발 금융위기 당시 600p선까지 추락하던 악몽이 재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안고 설 연휴에 들어가야만 했다.
그리스의 디폴트 가시화, 프랑스 은행 등의 신용등급 강등 등으로 유럽국가 재정위기발 세계 경제 침체가 더욱 짙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인도와 중국의 긴축정책이 전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는 것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올 한해 세계적으로 8천만DWT 규모의 신규 벌크선박들이 인도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년에 3천DWT의 노후 벌크선박이 폐선 처리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순증가 선박량은 5천만DWT정도로 추정된다. 이같은 수치는 작년 순증분 2420만DWT의 두배가 넘으며 현존하는 벌크선대 6억400만DWT의 약 8%에 해당하는 규모라는 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벌크 선복량이 이처럼 증가하지만 수요는 이에 못 미칠 것으로 보여 운임시장의 불안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리먼 발 금융위기 이후 해운경기 회복세를 이끌었던 것이 벌크선 분야였지만 이번 불황에는 벌크선도 맥을 못추는 기세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는 달리 정기선분야의 선전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어 주목하고 있다.
올 한해 컨테이너 정기선시황 전망은 비관론이 대세를 이루면서 상저하고 현상이 예상되고 있다. 연초부터 상반기에는 정기선 업황이 물량 증가세 둔화, 선복량 과잉, 이란 사태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관련 고유가 지속 등으로 미주, 구주 등 주요 기간항로의 운임이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여러 악재들이 정기선시장을 압박하고 있지만 선사들로선 원가에도 못미치는 운임마진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대그룹별로 헤쳐 모인 상태에서 선사들마다 상생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연초 선사들의 운임인상이 실효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이 같은 판단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운임 출혈경쟁이 더 이상 계속될 시 운임시장 붕괴로 대폭 적자운항이 다시 시현되고 이는 회사경영 정상화에 큰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금년에는 물량 감소, 선복량 과잉, 고유가 등 삼중고로 해운업계가 그 어느때보다 힘든 시기를 겪어야 할 것은 분명하다. 경제지표들이 마이너스 또는 부정적 상황을 가리키고 있어 해운선사들로선 막막하기만 할 것이다. 그러나 예상치 않은 주요 컨테이너항로의 운임회복 조짐은 무엇을 말해 주는지 잘 알 것 같다. 그것은 바로 상생의 길을 가는 노력의 결실인 것이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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