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18 13:21

KSG에세이/ 日常 ‘우리글’ 誤用, 그 隨筆的 접근과 斷想 - (13)

서대남 편집위원
“훈시가 계시겠습니다”는 “훈시를 하시겠습니다”가 옳은 존대어

서대남 편집위원
서대남 편집위원

우리 글이나 말의 경어법에는 하소, 하게, 하라의 세가지를 기본으로 해서 높임말과 낮춤말을 구분하며 높임말에는 아주높임, 예사높임, 예사낮춤, 아주낮춤 등등으로 나눠 왔으나 점차 단순화 되고 특히 가친(家親), 춘부장(春府丈), 자당(慈堂), 자친(慈親)이나 영부인(令夫人),영식(令息), 영애(令愛) 등도 거의 쓰이지 않게 되었고 영부인 정도가 대통령 부인에게만 지금도 쓰이는 정도이다.

필자가 사회생활이나 직장 생활을 시작하여 제법 세상물정을 익힐 나이요 그것도 글꾼 흉내를 내며 활자매체에 근무하던 시절부터 관심깊게 보아온 사례를 예로 보면, 정부의 담당 부처가 총리나 대통령을 주빈으로 모시는 국경일 같은 행사에서도 눈살 찌푸리게 하는 예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사장님실, 전무님실’ 호칭은 ‘사장실, 전무실’이 옳은 말

장관급 근엄한 사회자가 “다음은 대통령각하의 개회사가 있으시겠습니다”나 “총리 각하의 훈시 말씀이 계시겠습니다”는 “다음엔 대통령 각하께서 개회사를 하시겠습니다”나 “다음엔 총리 각하께서 훈시를 하시겠습니다”로 하는게 높임을 받아야 할 인격의 몸소 행위주체를 높이고 존경을 표하는 바른 경어법이 아닐까 하는게 평소 필자의 소신이었다.

또 하나, 필자가 자주 들먹이는 지나침이 아니라 아주 잘 못된 표현으로 ‘~ 님방(혹은 님실)’이다. 당연히 ‘대통령님’은 ‘대통령실’에 ‘사장님’은 ‘사장실’이 주 근무지다.

우선 ‘님’은 부를 때 쓰는 호칭이지 직위나 직급 혹은 직명은 ‘대통령님’이나 ‘사장님’이 아니고 분명히 ‘대통령’이고 ‘사장’이다. 그래서 근무하는 그 방들은 ‘대통령실’이고 ‘사장실’이다. “사장님은 어디에 계십니까?”로 물으면 부속실이나 휘하 직원들 거의가 “사장님실에 계십니다”로 답한다.

그냥 ‘사장실’이라고 하면 불경한 걸로 착각해서 이겠지만 청와대에 가면 ‘대통령각하님실’은 없고 ‘대통령실’과 ‘대통령실장’이 있을 뿐이다. 흔히 “인사말씀이 계시겠습니다”같은 경우도 ‘있다’의 높임말 ‘계시다’를 의식한 연관 존칭으로 보이지만 “인사말씀을 하시겠습니다”로 하는게 윗분의 행위 자체를 높이는 올바른 경어법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다음엔 대통령님의 인사말씀이 있겠습니다”나 “다음엔 대통령님께서 인사말씀을 하시겠습니다”로 하는게 맞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또 ‘엉터리 존대법, TV의 책임이세요’ 제하의 2011년 8월5일자 조선일보 지면을 통해 한인우 기획취재부 차장이 ‘팝 컬처’ 컬럼을 통해 밝힌 내용을 봐도 우리말 오용 사례 중 몹시 듣기 싫은 말 중 하나는 엉뚱한 데다 존대를 하는 어법이라고 신랄히 꼬집었다.

“여기 거스름돈 2000원 있으십니다”는 넌센스 존대어

“커피 한 잔 주세요”에 대해 “3000원이세요”와 “시럽 좀 넣어 주세요”에 대해선 “시럽은 저쪽 테이블에 있으세요”하거나 더하여 거스름돈을 내밀면서 “여기 2000원 있으십니다” 또는 “커피와 식수는 셀프이십니다”식의 엉터리 존대법을 지적했다. 국어의 존대법에는 주체존대와 객체존대, 상대존대가 있다. ‘주체존대’는 문장의 주체를 높이는 것으로 “선생님께서 오시다” 같은 존대법이다. ‘객체존대’는 문장의 목적어나 처소격 조사가 붙은 부사어를 높인다. “이 물건을 아버지께 전해드려라”와 같은 문장이다.

‘상대존대’는 대화하는 상대를 높이는 것이므로 “별일 없으십니까?” 같은 어법이 이에 해당된다. 요즘의 엉터리 존대는 높일 필요가 없는 사물을 존대하는 ‘주체 존대의 오류’라고 한 기자는 정의한다. 이와 유사한 케이스를 지적하려 들면 실로 방대한 영역에서 이 주체 존대의 오류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골프장에서 OB(Out of Bounds)가 나면 캐디가 “OB세요”나 “OB이십니다”라고 친절히 일러 준다는 것이다.

자기가 친 공이 OB가 난 것도 화가 나는데 캐디는 OB에다가 존대어까지 써 가며 존경을 하다니 짜증을 느끼는 사람은 그래도 수준급에 약과란다. “OB를 내셨습니다”나 “OB타를 치셨습니다”라면 OB를 낸 골퍼를 존대하는 말이 되겠지만 빗 나간 OB를 높이는 엉터리 존대로 “OB세요”라고 해도 이를 알아 차리지 못하는 플레이어가 상당수란 게 우리말 존대어법 이해의 현실이란 것.

또 우리가 물건을 살때나 음식을 주문 할때 안내 데스크에 가서 뭘 물어 볼 때마다 “3만원이세요”, “수육은 다 떨어지셨어요” 또는 “이건 비싸지 않으십니다”, “그 제품은 매진되셨습니다” 등으로 물건의 값이나 음식이나 물품에 대해서 공손히 존대어를 쓰는 터무니 없는 존대어법을 서슴없이 쓰는 데다가 상대도 이를 의식하지 못 하는 게 또한 우리말의 현주소다.

“김과장 술은 뭘로 시켰나?”란 사장 질문에 “맥주십니다, 소주십니다, 양주십니다”를 연발하는 이유를 필자 나름대로 생각컨데는 상대가 윗 사람이라는 존경심이나 강박관념에서 존대받을 주체와 행위자에 사용할 존대어를 전혀 개념없이 마구잡이로 쓰는 폐단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심지어 전철역·음식에 대해서도 존칭쓰는 어법 우려

심지어 관광 깃발을 든 여행 가이드가 휴게소에 들러 “화장실은 왼쪽에 있으십니다”라고 본인도 모르게 화장실에까지도 존대어를 쓰다 보니 자칫 “화장실은 오른쪽에 계십니다”로 발전할까 두렵고 윗사람과 전철이나 버스를 타고 가다가도 “사장님 내릴 역은 독립문역이십니다”로 “사장님 내리실 역은 독립문역입니다”란 바른 어법과 정반대로 존대어를 쓰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니 이 역시 한심의 극치다.

그래서 한 기자는 이렇게 모든 사물에다 마구 존대어를 쓰다 보면 지하철 안내방송도 “다음 정차할 역은 서울역이십니다” 로 바꾸어야 할 것이라고 농담을 덧붙였다. 필자 생각에도 더하여 “다음 정차할 역은 서울역님이십니다”로 발전할까 두렵고 급기야 유명 레스토랑에서는 웨이터가 “최고급 바닷가재 나오셨습니다. 일동 기립해 주십시오!”라고 외치는 코미디도 상상해 볼 수 있겠다.

마치 호칭 분간을 못 하는 골빈(?) 남자들이 자기 아내 이르기를 “제 부인~” 운운 하거나 “저의 자당께서 ~” 혹은 “저의 춘부장께서 ~” 어쩌고 저쩌고 하는 불학무식 마구잡이 존대어를 남용하는 경우와 무엇이 다르랴? 다행이도 TV나 연예인들에게까지 전파가 되지는 않았지만 각종 서비스센터 상담원들은 말끝마다 ‘부분’이나 ‘내용’이란 말을 붙이는 넌센스를 일삼고 있는 것도 문제시 되고 있다는 것.

이들은 “액정이 깨진 것은 무료로 수리해 드릴수 있는 부분입니다”나 “인터넷 출장 수리는 전화로 미리 예약하셔야 하는 내용이세요(주체 존대의 오류도 중복돼 있다)”하는 식의 이상한 언어습관을 갖고 있다. 이는 당장 이동통신회사나 인터넷 서비스업체, 보험회사의 고객서비스센터에 전화를 걸어보면 확인할 수 있다.

또 그 뿐이랴. 필자가 단골로 다니던 3호선 주엽 전철역 근처 출근길 간이 메뉴 전문 김밥 라면집 식당 벽에 “본업소에서는 한번 사용한 반찬은 다시 놓지 않습니다”라는 대각선으로 비스듬히 붙여놓은 안내문구가 붙어 있는게 눈에 거슬리길래 주인더러 “그럼 이 집에서는 한번 쓴 반찬은 놓지 않고 들고 섰다는 얘깁니까?”로 우스개를 하며 이럴땐 ‘놓지’ 보다 ‘내지’가 좋은 같다고 했으나 들을리 만무했다.

물론 반찬을 밥상 위에 놓는 건 사실이지만 그럴 경우는 ‘놓다’ 보다 새로운 메뉴를 ‘내다’ 즉 출시나 선 보인단 의미에서 ‘다시 내다’가 더 훌륭한(?) 표현이란 게 평소의 복안이다.

좌석을 만들어 앉도록 준비된 각종 시설이나 교통수단 이용시 빈자리 유무를 물을때 “자리 있습니까?”에 “예, 있습니다”로 답하는 경우를 누구나 자주 듣는다. 앉아도 좋다는 말인지 지금은 비었지만 곧 와서 앉을 사람이 있다는 얘긴지 묻는 사람이나 답하는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이 자주 혼돈을 일으킨다.

“자리있습니까”는 애매한 물음 “빈자리 있습니까”해야

자리 있냐는 물음에, 있대서, 앉으면, 있다 했는데, 왜 앉느냐고 되받고, 그래서 앉으려다, 일어나야 하는 상황을 보고 필자는 늘 우리말의 비합리성에 대해서도 장고해 보곤 한다.

서양 사람들은 좌석의 경우 ‘Occupied’란 말로 “누구 앉을 사람이 있냐?”로 명학히 묻고 답하는 반면에 우리말 “자리있습니까?”는 묻는 사람은 ‘앉아도 괜찮을 빈자리’를, 답하는 사람은 ‘앉을 사람이 이미 있는 자리’를 뜻하는 오해의 소지가 많다.

따라서 우리도 종전의 “자리있습니까?”에서 이젠 “빈 자리 있습니까?”나 “앉아도 되겠씁니까?”로 묻고 응답도 이전의 그냥 “예, 있습니다”에서 앞으론 “앉을 사람 있습니다”나 “빈자리 없습니다”로 앉을 좌석 하나를 두고 상황 표현의 모호성 내지는 불명확성으로 인해 소통의 장애를 받는 언어풍속도를 확 바꿔야 할 때를 하루 속히 앞당겨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특히 고전과 현대문학은 물론 활자매체 및 출판매체와 신문에도 익숙하지 못한 현재 세대는 전파 및 영상매체나 TV 와 인터넷 그리고 스마트폰이나 SNS 등에서 어법이나 문법을 배운다.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와 질문자가 채택하는 답이 곧 정답이 되는 네이버 ‘지식인’의 원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현우 기자와 공감하며 필자도 TV에 제안을 한다. ‘우리말 겨루기’ 같은 고상한 프로보다 개그맨도 좋고 아이돌 그룹도 좋으니 능력있는 프로듀서들이 맞춤법이나 우리말 바로 쓰기를 소재로 한 연예프로를 상설해서 청소년들의 바른 언어생활을 흥미롭게 지도하는 것이 좋겠단 얘기다. 사회로는 김영철 유재석 이승기 이효리 최효종이면 어떠하리까다. <계속> < 서대남 편집위원 dnsuh@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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