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09 07:00

KSG에세이/ 日常 ‘우리글’ 誤用, 그 隨筆的 접근과 斷想 - (11)

서대남 편집위원
외래어 특징과 표기법 및 그 변천과 원리와 현행 표기의 실제

서대남 편집위원
서대남 편집위원

외래어는 외국어에서 기원한 국어를 가리킨다. 외국어에서 기원했다는 점에서 고유어나 한자어와 다른 특수성을 보이기는 하나 이러한 특수성이 외래어의 국어 지위를 근본적으로 흔들지는 않는다. 외래어는 국어 문맥속에서 국어식으로 발음되며 때로는 그 본래의 뜻이 변하여 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국립국어연구원 임동훈 전 연구사의 연구결과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대에 외국어가 범람하는 시대적 조류에 발 맞춰 이를 부분적으로 발췌하여 우리들의 외래어에 관한 막연하고 단순한 지식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기회로 삼아보는 것도 뜻있는 일이라 생각되어 개론적인 특징과 변천을 훑어보기로 한다.

1. 외래어의 특징과 외래어의 표기법

외래어의 특수성으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첫째, 외래어는 두음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국어에서 ‘리, 뉴’ 등은 단어의 첫머리에 올 적에 ‘이, 유’ 로 발음되나 외래어는 그렇지 않다. ‘리듬’, ‘뉴스’, ‘라디오’, ‘로보트’와 같은 외래어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外來語’란 외국어에서 기원하여 우리글이 된 ‘國語’
 
둘째, 국어는 ‘ㄹ’이나 ‘ㅋ’으로 시작하는 단어의 수가 그리 많지 않으나 외래어는 그렇지 않다. 사전에서 ‘ㄹ’항과 ‘ㅋ’항을 찾아보면 거의 대부분이 외래어이다.

셋째, 외래어는 접사로 쓰이는 경우가 아주 드물다. ‘슈퍼(super) - ‘, ‘노(no) -’ 등이 접두사처럼 쓰이고 , ‘- 텔(tel)’, ‘- 맨(man)’ 등이 접미사처럼 쓰이는 사례가 없지 않으나 이는 외래어에서 특이한 경우일 뿐만 아니라 아직 온전한 접사라고 하기는 어렵다.

넷째, 외래어는 그 어형이 불안정하다. 외래어는 국어에 수용되는 과정이 단일하지 않고 소리의 변화가 고유어나 한자어에 비해 빠르며, 또 외래어의 기원이 되는 외국어의 음운 체계가 국어와 달리 외국어 발음에 가장 가까운 국어가 무엇인지 통일되기 어려우므로 그 어형이 여러가지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아주 많이 사용하는 외래어 중, 이를테면 프랑스어 ‘encore’에서 들어온 외래어는 그 어형이 ‘앙코르, 앙꼬르, 앙콜, 앵콜’로 나타나고, 영어 ‘badge’, ‘buzzer’, ‘chocolate’, ‘chance’에서 들어온 외래어는 그 어형이 ‘배지, 뱃지, 뺏지’와 ‘버저, 부자, 부저’, ‘초콜릿, 초콜렛, 초코렛, 쪼고렛’, ‘찬스, 챈스, 챤스’로 나타난다.

그런데 위에서 제시한 외래어의 특성 중에서 넷째 특성은 국민의 언어생활과 밀접히 관련된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앙코르, 앙꼬르, 앙콜, 앵콜’이 뒤섞여 통용된다면 국민들은 언어생활에서 큰 혼란을 겪게될 것이기 때문이다. 외래어 표기법은 이처럼 다양하게 나타나는 어형을 통일시켜 국민들에게 언어 생활의 표준을 제공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는 것이다.

외래어도 국어의 일부이므로 국어 어문 규정에서는 여러 외래어 어형 중에서 어느 것이 표준어인지를 밝혀줄 필요가 있는데, 외래어 표기법은 바로 이런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어문 규범으로서 외래어 표기법을 이해하는 데는 분명히 해 둘 몇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문제는 외래어 표기법에서 다루는 외래어의 범위가 무엇이냐는 것이며, 둘째 문제는 외래어 표기법과 표준어 규정의 관계가 무엇이냐 하는 점이다.

첫째 문제는 이미 굳어진 외래어뿐만 아니라 최근에 와서 사용되는, 굳어지지 않은 외래어도 모두 외래어 표기법의 대상으로 삼을 것인가 하는 문제와 외국의 인명, 지명까지도 외래어로 볼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점으로 떠오른다. 현행 외래어 표기법은 굳어지지 않은 외래어나 외국의 인명, 지명을 모두 외래어로 인정하는 쪽에 서 있다.

두음법칙 適用않는 특성으로 첫음에 ‘리, 뉴’도 흔해
 
표준어 규정은 이미 사용되고 있는 말들 중에서 어느 것이 교양있는 사람들이 두루 사용하는 현대 서울말인지를 따져 표준어로 삼을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게 되지만 외래어 표기법은 최근에 외국어에서 바로 수용되어, 아직 굳어지지 않은 말도 그 대상으로 삼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예컨데, 최근에 사용되고 있는 ‘internet’은 ‘인터넷’과 ‘인터네트’로 달리 표기되었고, 애틀랜타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Josia Thugwane’ 역시 신문에 따라 ‘투그와네, 투과니, 투그웨인, 투과네’ 등 여러 갈래로 표기됐는데 만약 외래어 표기법이 이들을 아직 굳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이를 방치한다면 국민들의 언어생활은 큰 불편을 겪었을 것이다.

둘째 문제는 외래어 표기법과 표준어 규정의 관계가 무엇이냐는 것인데 외래어도 국어의 일부이므로 외래어 표기법은 마땅히 표준어 규정의 하위 규정으로 간주되어야 할 것이란 게 임동훈 연구사의 논리다. 즉, 여러 외래어 어형 중에서 한 어형을 표준으로 택할 때 “교양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라는 표준어의 정의가 그대로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佛語 Encore도 ‘앙코르, 앙꼬르, 앵콜, 앙콜’ 등으로 혼란
 
그런데 그 동안에는 외래어 표기법과 표준어 규정의 이러한 관계가 분명히 인식되지는 못 했다는 것이다. 이는 외래어 표기법이 한 때는 “로마자의 한글 표기법”으로 명명된 바 있고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apt’, ‘bathe’ 등과 같은 외국어를 예로 들어 이것의 외래어 표기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외래어 표기법이 표준어 규정의 하위 규정임을 분명히 인식하지 못한 결과라는 것이다. 외래어 표기법은 외국어에서 들어왔으나 국어로 쓰이는 말 중에서 표준어를 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2. 외래어 표기법의 변천

외래어 표기법은 1941년 조선어학회에서 “외래어 표기법 통일안”으로 펴낸 것이 처음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때 나온 외래어 표기법 통일안의 총칙 조항은 1933년 조선어학회에서 펴낸 “한글 마춤법 통일안”의 제6장 내용과 대동소이하다는 점에서 개략적인 외래어 표기 원칙은 1933년에 이미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 통일안 총칙에서는 두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는데 첫째, 외래어를 한글로 표기함에는 원어의 철자나 어법적 형태의 어떠함을 묻지 않고 모두 표음주의(表音主義)로 하되, 현재 사용하는 한글의 자모(字母)와 자형(字形) 만으로써 적고 둘째, 표음은 원어의 발음을 정확히 표시한 만국음성기호를 표준으로 하여 대조표(생략)와 같이 적음을 원칙으로 했다.

이는 만국음성기호와 한글의 대조표에 의해 외래어가 표기됨을 규정한 것으로 이 역시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 “국제음성 기호와 한글 대조표”란 이름으로 반영되어 있다. 거듭, 외래어는 외국어에서 들어온 말이므로 그 표기를 할 때 원어인 외국어의 발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긴 하지만 그러나 원어의 발음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할 것인가 라는 문제점에 부딪친다.

비록 외국에서 들어왔을 지라도 그 지위는 외국어가 아니라 우리 국어이므로 그 표기의 선택은 표준어 규정에서 언급한대로 어느 표기가 “교양있는 사람들이 두루 사용하는 현대 서울말”을 적은 것인지 판단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다만 어느 표기가 교양있는 사람들이 두루 사용하는 현대 서울말을 반영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나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어 아직 굳어지지 않은 말일 때, 또는 외국의 인명, 지명을 표기한 말일 때에는 국제 음성기호와 한글의 대조표에 의존 할 수 있다는 게 일반적 원칙이다.

3. 현행 외래어 표기법의 원리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서 기본원칙의 제1항은 “외래어는 국어의 현용 24자모만으로 적는다”이다. 외래어는 외국에서 들어온 말이지만 언중 사이에서 널리 쓰여 국어의 일부가 된 말을 가리킨다.

비록 외래어에 따라 국어화한 정도는 다르지만 그것이 국어의 문맥 속에서 국어식으로 발음되고, 언중 사이에서 사용될 때에는 국어의 여러 언어규칙을 따르며, 그 의미도 원래의 뜻과는 상당한 거리가 생기기도 한다는 점에서 국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국어인 외래어를 표기하기 위해 국어의 현용 24자모 외에 특별한 글자나 기호를 만들 필요가 없고, 만들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아직도 특별한 글자나 기호를 만들어 그 원음을 충실히 표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나 이는 외래어와 외국어를 구별하지 못한 결과이기 때문이란 것이다.

국어의 現用 24子母만으로 적는 게 표기 기본원칙

국어를 적는데 국어의 현용 24자모 외의 글자나 기호를 사용하는 것은 지극히 불합리하기 때문이다. 또 외래어 표기는 일부 전문가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을 위한 것이므로 별도로 익히는 부담을 강요하는 새로운 기호의 제정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 견해라고 한다.

4. 현행 외래어 표기법의 실제

1986년 1월 7일에 고시된 현행 외래어 표기법의 한글표기 지침은 제2장에서 국제 음성기호와 한글대조표, 에스파냐어 자모와 한글 대조표, 이탈리아어 자모와 한글 대조표, 일본어의 가나와 한글대조표, 중국어의 주음부호(注音符號)와 한글대조표의 표 5개로 정리되어 있다. 이중 국제음성기호와 한글대조표는 외래어를 한글로 표기하는데 기준이 되므로 중국어와 같이 국제 음성기호를 쓰지 않거나 에스파냐어, 이탈리아어, 일본어와 같이 철자가 곧 음성기호의 역할을 하는 언어를 제외하고는 각 개별 언어에 따른 별도의 규정이 필요치 않은데 이하 그 실제는 방대하여 생략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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