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평택과 중국 옌타이(煙臺)를 잇는 국제여객선(카페리) 항로가 열린다.
국토해양부와 중국 교통운수부는 지난 1~3일 중국 윈난(云南)성 리장(麗江)시에서 열린 제19차 한·중 해운회담에서 이 같이 합의했다.
회담엔 한국측은 국토부 전기정 해운정책관과 맹성규 주중 한국대사관 해양관 등 12명, 중국측은 교통운수부 리홍인 수운국 부국장 등 17명이 참석했다.
한중 양국은 회담에서 지난 4월 특별해운회담에서 처리하지 못한 카페리항로 추가개설을 비롯해 카페리선 안전강화, 운임덤핑 문제, 중국 항만당국의 국적선사 터미널 강제배정, 중국 항만 내 미선적 화물에 대한 재통관 문제 등을 논의했다.
카페리 항로 신설과 관련 양국정부는 글로벌 해운위기 이후 한중 카페리항로의 시장상황이 점차 회복되고 있고, 2012년 상반기에 평택항에 국제여객부두 1선석이 민자사업으로 건설되는 등 여건이 호전되고 있는 점을 반영해 평택-옌타이 간 카페리항로를 2013년 상반기에 신설키로 합의했다. 평택-옌타이항로는 우리 하나로해운(진양해운 관계사)과 중국측에선 내항 여객선사인 옌타이항그룹의 산둥보하이룬둬(山東渤海輪渡)가 각각 지분투자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창명해운(석도국제훼리 주주사)과 우림해운(화동해운 주주사)이 경쟁했던 평택-스다오항로는 의제로 채택은 됐으나 통과되지는 못했다.
중국측은 인천·평택항과 중국 옌타이간 열차페리사업 추진을 제안하기도 했으나, 우리정부는 한중간 물동량 변화와 트럭페리의 활성화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하자는 의견으로 반대했다.
또 카페리항로 안전을 위해 선령 20년을 넘어서는 선박에 대한 항만국통제와 공동입금 검사 등을 철저히 하고 공동입급 검사가 제때에 실시될 수 있도록 지도·감독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은 최근 일부 한중 컨테이너항로에서 선사들의 지나친 운임경쟁으로 시장질서가 문란해지고 있는데 대해서도 논의했다. 대표단은 부산항과 평택항 항로의 운임하락이 심각하다는 점에 깊이 우려를 나타내고 한중항로의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양국 민간협의체에 의한 자율적인 감시체제를 강화시켜 나가기로 했다.
10월 말부터 6개월간의 시험운항을 거쳐 내년 5월 전면 개장하는 경인 아라뱃길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양국에서 아라뱃길을 기점으로 한 컨테이너항로를 1곳씩 개설할 예정으로, 한국측에선 한진해운이 내년 2월께 경인항과 중국 칭다오를 잇는 항로에 200TEU급 컨테이너선 1척을 운항한다. 중국선사도 경인항- 톈진항 노선에 1척의 선박을 투입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우리나라 정부는 중국 지방항무국의 일방적인 터미널 강제배정 문제를 제기했다. 톈진항 닝보항 등 중국의 지방 항무국이 우리나라 선사들에게 터미널을 일방적으로 강제 배정하고 있어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0~60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정상적인 통관절차를 거친 화물이더라도 해당 선박에 선적되지 못하고 다음 항차 선박에 선적될 경우 중국 정부가 재통관하는 문제도 개선해야할 점으로 제기됐다.
중국측은 이에 대해 관계기관과 협의해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나가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중 양국은 당초 2일 회담을 마치고 합의서에 서명을 할 예정이었으나 카페리항로 등 일부 의제에 대한 의견 접근이 이뤄지지 않아 3일 새벽까지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부는 3일 오전 6시50분(한국시각)에 합의서를 최종 작성했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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