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21 10:00
「컨」선시장 FFA 도입에 시장변화 예고
싱가포르·영국 이어 中서 올해 시작
●●●해운시장에 해운운임선물거래(FFA)가 등장하게 된 배경은 시장의 특성에서 비롯된다. 세계 무역은 기본적으로 해운에 대한 의존도가 75%에 달하고 있다. 또 1970~2006년까지 세계 해상물동량은 거의 3배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양적 팽창이 이뤄진 해운시장에서 운임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법은 공동운항, 기간용선, 장기용선(또는 대선)을 하거나 장기계약(COA 등)을 하는 것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었다.
해운분야에서 리스크 관리를 위한 파생상품의 도입이 어려웠던 것은 해운거래대상인 기초자산이 일반 상품과 달리 보이거나 저장할 수 없는 서비스라는 점이었다. 이에 따라 파생상품하기 어려운 내적인 문제가 있었다.
1980년대 해운선물 첫선
이러한 가운데 1982년 미국 캔자스 상품거래소에서 Value-Line지수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을 시작으로 같은 해 시카고 상품거래소에 S&P500지수 선물이 상장돼 본격적으로 거래가 시작됐다. 이같은 주가지수 선물거래의 도입에 따라 해운에서도 선물거래가 가능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즉 주가지수 선물거래에서는 주가지수를 직접 인·수도할 수 없기 때문에 주가지수에 상당하는 현금의 차액을 인·수하거나 주가지수 구성 종목, 즉 주식을 인수도하는 방법으로 거래를 종결한다. 해운의 경우에도 운임지수를 대상으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는 가능성이 대두된 것이다.
처음으로 생겨난 해상운임선물거래가 바로 1985년 5월 1일 도입된 BIFFEX다. 이것은 현재 유로넷의 일부인 런던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됐다. 이 거래에서 기초자산은 BFI였다. 이러한 BIFFEX의 도입은 해운시장에 운임의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기능했다.
이는 전적으로 페이퍼 거래였으며 실제 선박이나 화물이 거래된 것은 아니었다. 이 BIFFEX는 당시에는 매우 혁신적이라고 평가됐으나 실물시장을 반영하지 못하는 이질적인 구성으로 이뤄줬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따라서 헤지 기능이 실제로 있는지도 의문이 일었다.
BIFFEX의 헤지 기능 미약성은 시장의 거래 위축을 가져왔다. BIFFEX는 1996년 2월부터 2000년 6월까지 1일 평균 146건의 거래가 있었는데 이는 미걸프-일본간 10만8천t의 곡물량을 운송할 때 드는 평균 운임에 해당한다. 이 시기에 실물시장 대비 선물시장의 거래규모는 약 10%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BIFFEX는 거래량이 1995년 이후 줄기 시작하면서 2002년 4월 거래가 중지됐다.
BIFFEX 거래량이 감소한 원인은 BIFFEX가 거래되던 시기에 장외거래로 이뤄지고 있는 FFA 때문이었다. FFA는 단일항로 또는 항로 묶음이라는 기초자산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이에 일반적인 지수에 근거하고 있는 BIFFEX와 달리 특정항로에서 운임의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1985년 도입된 BIFFEX의 헤지기능 부족에 따라 1990년대 초에 해상운임선물을 거래하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됐다. 시장 참여자들은 BIFFEX보다 좀더 현실의 시장을 반영하는 헤지 수단을 원했다. 따라서 1992년이 돼 세계 최초로 FFA거래가 이뤄졌다.
해상운임선물거래는 특정한 화물의 양 또는 선박 유형에 대해 건화물 또는 유조선항로를 대상으로 두명의 계약 당사자간에 미래의 특정시점 운임 또는 용선료를 결제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여기서 항로는 특정한 하나의 항로가 될 수도 있으며 여러 개의 항로를 묶은 일종의 묶음 항로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해상운임선물거래의 기초자산으로는 발틱거래소 또는 유조선 부문에서는 플래츠(Platts) 등과 같은 시장정보를 제공하는 기업이 생산하는 해당항로의 운임평가치가 사용된다. 이같은 해상운임선물거래가 체결되면 계약가격과 이미 결정된 산정방식에 따라 계산되는 결제가격간의 차이가 현금으로 결제되면서 계약이 이행된다.
FFA의 기초자산은 건화물선 및 유조선의 경우 발틱거래소에서 산정한 항로별 운임이다. 또 유조선의 경우 플래츠가 제공하는 항로별 운임도 있다. FFA는 계약운임과 정산운임간의 차이에 의해 이뤄진다.
FFA 해운호황기 ‘장족 성장’
FFA시장은 최근 몇 년동안 급속한 성장세를 보였다. 2008년 2월 들어 FFA시장의 규모는 2007년에 비해 150% 증가한 1250억달러에 달했다. 이같이 FFA시장의 규모가 증가한 것은 2007년의 해상운임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페이퍼 마켓의 성장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또 FFA시장이 크게 성장한 다른 이유는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즉,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해운 이외의 시장 참여자들로 하여금 이 시장에 진입하도록 하는 유인이 됐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년 사이 특히 2004~2007년 해상운임이 크게 상승했던 시기에 투자은행, 허지펀드 등 새로운 참여자가 이 시장에 진입하게 됐다.
FFA시장의 거래규모는 건화물선 시장에서 거래된 단위를 측정하는데, 하나의 단위 운송물량이 1천t이거나 항해용선의 1일 용선과 같다. 이렇게 보는 경우 FFA시장의 규모는 급속히 성장했다. 특히 건화물선 경기가 호황기로 돌입하는 2003년 이후부터 성장세가 뚜렷하다. 2007년 7월부터 FFA시장의 거래규모 정보는 발틱해운거래소가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는 주단위로 국제 FFA 브로커, 청산소, 거래소 등이 발틱해운거래소에 제공하고 있는데, 발틱해운거래소가 이를 종합해 발표하고 있다. 건화물선시장에서 거래단위로 산정된 규모는 케이프시장, 파나막스시장 그리고 수프라막스 시장으로 나뉘며 청산됐는지 아니면 그렇지 않은지로 나뉜다.
여기서 살펴볼 수 있는 점은 대부분의 거래가 파나막스시장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분석기간 중 전체 거래규모의 약 55%를 파나막스시장이 차지하고 있다. 케이프사이즈시장의 거래규모는 29%, 나머지 16%가 수프라막스 시장이다. FFA시장의 이러한 투자배분은 세계 해운시장의 패턴과 다르게 나타났다.
즉 세계교역의 약 40%가 핸디사이즈와 수프라막스 시장에 의해 이뤄지고 파나막스 시장이 약 40%, 케이프사이즈 시장이 약 2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핸디사이즈와 수프라막스 시장에서 FFA규모가 적은 것은 발틱지수가 이들 소형선박의 운항현황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형선박의 운항은 케이프사이즈나 파나막스 시장에 비해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지수가 전체 시장을 잘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같은 이유에서 상대적으로 한번의 거래가 크고 빈도가 낮은 케이프사이즈와 파나막스사이즈시장에 대해 발틱지수가 잘 반영하고 있어 FFA거래가 비교적 많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FFA시장을 거래량 기준으로 볼 때 참여자 구성을 살펴보면 선주가 46%로 가장 많고, 거래소가 39%, 금융기관이 15%로 가장 적게 나타났다. 하지만 시장참여자 기준으로 볼 때 선주들이 60%로 가장 많음에도 불구하고 거래규모는 46%에 불과하다. 또 금융기관은 15%로 거래량 기준과 참여자 기준 비중이 동일한데, 향후 이들의 참여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유조선시장의 경우 건화물선 시장보다는 FFA거래규모가 적은데, 이는 건화물시장에 비해 청산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유조선 시장에서 FFA거래의 청산율은 50%에 달한다. 또 유조선시장에서도 FFA참여자 중 선주가 전체의 45%를 차지하고 있으나 이들의 거래량 규모는 15%에 불과하다.
한편 투자은행이나 트레이딩 하우스의 거래규모가 약 70%를 차지해 FFA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시장 참여자, 즉 에너지 회사, 선주 등은 FFA거래의 30%에 불과하다. 실물시장에 참여하지 않은 주체의 FFA거래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FFA시장은 헤지 기능보다는 투기적인 성격이 강하다고도 볼 수 있다.
상해항운교역소, 「컨」선 FFA서비스
한편 향후 FFA시장의 확대가 예상된다. 이는 국제적인 자본시장의 흐름과도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의 발달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다양한 금융상품이 출현했다. 특히 해운시장의 경우 최근 들어선 건화물선 시장과 유조선시장 외에 컨테이너선시장에 대한 FFA거래도 등장했다.
2011년 6월28일 상해항운교역소(SSE)는 컨테이너선 운임 파생상품의 거래를 위한 전자적 거래소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상해항운교역소의 이러한 컨테이너선 운임 파생상품은 6개월을 기준으로 상해-유럽 및 상해-미서안 등 2개의 주요 항로에 대해 위험을 감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 같은 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은 민간기업에 한한다. 금융위기 이후 국영기업의 파생상품 거래가 금지돼 현재는 중국의 국영기업 및 외국기업들은 참여할 수 없다. 상해항운교역소는 현재 시험단계에 있으나 성공적으로 평가되면 향후 참가자의 자격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전자적 거래소는 상해항운운임교역(SSFEC)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미화로 계약을 체결하고 수도결제는 SCFI를 기반으로 위안화로 하게 된다. 또 이러한 결제를 위한 금융기관으로는 중국은행 그리고 ICBC가 참여한다. 시험적으로 운영중인 이 거래의 예를 보면 10월 상해-유럽항로의 총거래량은 1만5546TEU이며 TEU당 936달러가 체결됐다. SSFEC는 현재 19개 중국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SSFEC에 의하면 이같은 파생상품의 거래를 더욱 확대할 계획인데, 금년내에 컨테이너선 시장의 파생상품에 이어 연안 건화물선시장의 파생상품 그리고 2012년초에는 국제 건화물선시장의 파생상품을 시작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세계적인 거래소인 싱가포르의 SGX, 런던의 LCH.클리어넷 등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의 SGX는 지난해 여름 컨테이너선시장의 파생상품을 위한 청산시스템을 도입했으나 청산 실적이 매우 저조했다. 또 런던은 지난해 7월 처음으로 이러한 거래를 시작한 바 있다.
SSFEC에 의해 운영되는 컨테이너선 시장의 파생상품은 현재로선 국내에만 적용된다는 점, 그리고 중국의 대형 국영기업이 참여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아직은 국제적인 컨테이너선 운임의 변동성을 헤지할 만한 도구는 되지 않는다는 평이다. 하지만 SSFEC의 목표대로 국제적으로 회원을 확보하고 중국의 대형선사도 참여하는 등 그 범위를 넓히는 경우 국제적인 청산거래소의 기능을 갖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세계 최초로 컨테이너선 운임 파생상품 거래를 시행한 것은 CSL이다. CSL은 지난해 1월 이를 준비하고 그해 6월에 청산절차를 진행한 바 있다. CSL은 상해항운교역소와 공동으로 SCFI를 개발하고 CFSA란 파생상품을 내놓았다. 이 지수는 상해에서 출발하는 15개 주요 항로의 운임을 나타낸 것이다. 30여명의 패널들이 스팟운임을 제공한 것에 근거해 산출한다.
주간 단위의 스팟운임산정은 컨테이너운임과 각종 부대운임, 즉 BAF(유가할증료), CAF(통화할증료), PSS(성수기할증료), WRS(전쟁위험할증료) 등도 포함되지만 THC(터미널조작료) 등 항만에서 발생하는 운임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 패널들은 선사, 무선박운송인, 포워더 등이 참여한다.
이러한 컨테이너선 운임 파생상품을 개발한 것은 다년간의 연구에 의한 것인데, 특히 운임이 달러 기반으로 책정된다는 점에서 선물시장에서 있어서는 매우 매력적인 대상이 됐던 것으로 평가된다. 지수 개발을 위해 CSL은 중국의 SSE를 지난 2년간 지원했으며 이 과정에서 컨테이너선 실물시장 운임의 변동성을 점검하고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
CSL이 컨테이너선 운임 파생상품을 개발한 이후 런던 브로커인 ICAP와 FIS가 파생상품 거래에 참여하고 있다. CSL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운임 파생상품은 2011년말 실물시장의 5~1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파생상품 중 스왑거래에 있어서 연동지수(Floating index)는 변동금리 지급조건인데 주로 3개월 또는 6개월 만기 리보가 많이 사용되나 BA(은행인수어음)금리, CD금리, CP(상업어음) 금리 등도 사용된다.
컨테이너선 시장의 FFA도입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는 정확한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다. 구체적인 데이터의 확보 등이 어려운 상황이고 아직 시작단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운시장에도 이 같은 금융거래기법의 도입이 건화물선에 이어 컨테이너선 시장에도 확대됨으로써 다양한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고 KMI측은 밝혔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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