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20 13:00
경제위기감에 휩싸여있는 해운물류업계가 공생문제를 이슈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와관련 지난 18일에는 국회의원회관에서 해양물류산업 공생발전과 공정사회 구현 세미나가 열리기도 해 공생·상생 문제는 업계의 화두로 또다시 급속히 부각될 조짐이다.
특히 동반성장의 과제가 정책 전략으로 추진되고 있는 현상황하에서 업계간 공생 발전은 최대 현안이 아닐 수 없다. 해운업계는 화주와 긴밀한 사업 파트너로 묶여있기 때문에 공생문제가 대두되면 자연 대형 화주와의 관계가 수면위로 떠오르게 돼 있다.
해운업계와 대형화주와의 관계정립이 일본 등 선진해운국과 비교시 상대적으로 공고치 못한 점등이 항상 문제거리로 논란이 되고 있다.
해운업계에선 우리나라 해양물류산업의 공생발전을 위해선 대형 화주들의 인식전환과 대중기업간 동반성장의 틀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들어 동반성장과 관련, 업계 간 신경전은 대형화주들의 2자물류 자회사 설립과 일감 몰아주기다. 대형화주들이 물류 자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식의 기업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우리나라에서 이렇다할 글로벌 물류기업은 탄생하기 어렵다는 일침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해운업계가 대형화주들에게 인식전환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문제를 정부도 잘 알고 있다. 이에 몇 년전부터 제3자물류(3PL) 회사 육성을 위한 여러 조치들이 마련되고 있지만 제도적 인식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어 정부와 업계간 보다 깊은 논의가 절실하다 하겠다. 일본 대기업의 예를 들어보자. 나열하면 바로 눈에 띄는 도요타, 혼다 등 일본 대기업들은 자체 해운물류회사를 보유치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들은 물류회사와 대형화주가 수평적이고 동반자적 관계로 장기계약을 체결해 시황의 호불황에 유연히 운임을 책정,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본 중핵 선사들은 수익이 안정적인 장기계약을 통해 보유선박의 70%이상을 투입하고 나머지는 경기가 급변하는 스팟 마켓을 활용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대형 해운선사들은 안정적인 장기계약에 투입하는 선박이 20%수준이내이고 나머지 80%이상은 운임이 10배이상 급등락하는 스팟마켓에 투입해 일본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현재 자가 해운물류업체를 보유한 국내 그룹사는 약 17곳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현대차그룹의 글로비스, LG그룹의 범한판토스, CJ그룹의 CJ GLS, 삼성전자의 삼성전자로지텍 등이 대표적이다. 그룹사 물량을 몰아받는 대표적 2자 물류회사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들 업체들로 인해 전문 해운물류기업들이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는 해석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 발전업체들과 포스코 등의 해운물류분야 진출도 이들 대기업들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국적외항업계의 강력한 반발로 지금은 숨고르기를 하는 중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2자물류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인더스트리얼 캐리어의 신규 진출등은 전문적인 해운물류업체들에게는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고 이는 국내 해운물류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단초가 될 수 있다. 관계당국은 업계간 동반성장, 공생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을 위해 숙고해야 한다. 글로벌 경쟁시대에 우리 기업들이 상호 공생하고 발전해 경쟁력을 갖게되고 이로인해 국가경제가 더욱 튼실해 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정창훈 편집국장 chjeong@ksg.co.kr>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