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06 11:33
유럽발(發) 악재로 유가가 급락했다는 소식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울어야 하나 웃어야 하나. 최근 그리스의 부도설 가시화, 이탈리아 신용등급 3단계 강등은 세계 경제를 더욱 암울케 하고 있다. 갈수록 태산이라는 말이 뼈저리게 느껴진다.
세계 경제가 이정도로 곤두박질친 상황에서 교역량 급감은 해운업황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물동량 둔화세가 심화되고 있지만 문제는 공급량이 줄어들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발표되는 세계 주요 해운선사들의 실적을 보면 적자 단어가 줄을 잇는다. 미주, 유럽항로의 물동량이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시원찮고 선복과잉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니 선사들로선 애간장이 타들어 가는 기분이다. 그렇다고 마냥 이같은 적자 운항만을 할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선사들은 동서, 남북항로에 있어 장사가 될 만한 노선을 찾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황이 급락한 상태에서도 건실한 수익성을 유지하는 선사들도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지난 9월말 현재 전 세계 컨테이너 선복량은 1천5백68만7315TEU로 작년 말보다 9.5%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이 선복량 과잉상황에서 공급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업황 회복을 더디게 하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007년말 1천92만5419TEU였던 전 세계 컨테이너 선복량이 2008년에는 1천2백36만7723TEU, 2009년에는 1천3백5만7788TEU, 2010년말에는 1천4백33만1573TEU를 기록해 4년만에 선복량이 44%나 급증했다.
컨테이너선복량의 증가세는 불황을 재촉하는 주요인이지만 선사들이 발주한 초대형 선박들이 대거 인도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공급과잉이 쉽사리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선사들도 공급과잉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계선을 다시 늘리고 노후선박을 처분하는 등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나 세계 경제 침체가 예상보다 골이 깊어 해운시황이 살아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참고로 올들어 20%이상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하던 우리나라 수출도 4/4분기에는 대외여건 악화로 인해 호조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국무역협회는 밝혔다. 올 4/4분기 수출경기 전망지수는 이전분기보다 18.2포인트 하락한 89.8을 기록하면서 10분기만에 100이하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수출경기 전망지수가 100이하이면 직전분기보다 해당분기의 수출경기가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수출업체가 개선될 것이라는 업체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최근의 국내·외 경제상황은 증시가 말해주 듯 매우 심각하다. 해운업계에선 정기, 부정기선사 할 것 없이 죽겠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고 있다. 유수선사들은 회사채 발행, 유상증자 등을 통해 유동성 자금확보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해운업계 일각에선 현 업황이 2008년 가을에 터진 리먼사태 이후의 불황과는 달리 해석하고 있다. 더욱 위협적일수도 있고 장기적이지만 침체 강도는 2008년 하반기 이후 불황에 비해선 그리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극심한 해운불황속에서도 살아남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하고 생사기로에서 허덕이다 법정관리나 문을 닫는 기업들도 있다. 모든 일이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한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초심을 잃지 않고 빈틈없이 내실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향후 시황을 철저히 분석하고 외형보다는 수익위주의 경영전략에 올인하는 것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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