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21 15:21

“캠코 선박펀드 매입대상 10여척 수준”

27일 공자위에 매입대상 제출…금리 최저수준 될 듯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구조조정 선박펀드가 다시 재가동에 들어가면서 해운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중은행의 외면으로 돈줄이 마른 선사들에겐 캠코의 선박 매입이 한 가닥 희망의 끈이다.

캠코는 지난달 18일까지 국적선사들로부터 선박 매입 신청서를 접수했다. 국토해양부 주성호 물류항만실장은 지난 2일 “신청을 마감한 결과 선사 10곳에서 36척의 선박 매입을 신청했다”고 말한 바 있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 등도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신청 수는 당초 예상보다 적은 수준이다. 해운업계는 시황이 바닥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2009년에 버금갈 정도로 신청이 쇄도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지난 2009년 6월 진행됐던 1차 신청엔 선사 19개사 선박 72척이 몰려 기준 미달 선박 10척을 제외한 62척이 심사 대상으로 선정된 바 있다. 결국 올해 신청 척수는 2009년 신청 수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캠코선박운용 관계자는 “이번에 선박 매입을 신청한 선사는 사정이 그나마 나은 수준이다”며 "신청을 못한 선사는 자금사정이 매우 안좋은 상황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캠코는 이번 선박매입에선 선사들에게 파격적인 금융조건을 내걸 방침이다. 캠코는 지난 2009년과 올해 1월까지 진행된 구조조정 선박펀드에서 27척의 선박을 매입했다. 한진해운이 17척으로 가장 많고 현대상선 3척 흥아해운 3척 대한해운 4척 등이다. 이 가운데 2009년 진행된 1~2차 매입에선 전체 선가의 40%가 기금으로 투입됐으며 2010년 3차에선 60%가 기금으로 채워졌다. 그 뒤로는 선박에 따라 29~42%까지 다양하게 기금이 출자됐다.

이번에도 선사들이 선순위 금융을 높게 책정하는 게 선사들에게 유리한 만큼 선박을 심사해 최적의 기금 출자 비율을 산정한다는 계획이다. 선순위 금융엔 독일 선박금융전문은행인 DVB와 HSH노르드방크, 네덜란드계 ABN암로 등 외국계 은행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용 금리는 최저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환기간이 3년으로 짧은데다 장기화되고 있는 해운불황을 고려한 까닭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캠코에 선박을 매각할 당시 8%대의 고정금리로 BBCHP(소유권이전부나용선) 방식의 선박매각을 진행했다. 지난해엔 6~7%의 금리를 적용받고 선사들이 캠코에 선박을 넘겼다. 대한해운이 리보+3.15%의 변동금리, 흥아해운이 6.2%의 고정금리로 각각 금융혜택을 받았다. 캠코측은 “올해엔 정책금융공사가 진행하는 KoFC 그린십 프로그램 수준만큼 금리가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금융공사는 SK해운과 1호 그린십 프로그램 계약을 체결하면서 리보금리+3%대의 금리를 적용한 바 있다. 현재 리보금리는 0.35%대를 보이고 있다. 고정금리를 적용해온 캠코 선박펀드의 선례에 미뤄 이번엔 3~4%대의 금리가 적용될 것으로 점쳐진다.

캠코는 오는 27일 매입대상 선박을 확정해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에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선박매입심의위원회를 열어 선사 신용도, 매입대상 선박의 경제성 등을 기준으로 매입 협의 우선순위를 결정한 바 있다. 매입 대상 선박은 10여척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신청했던 36척의 선박 중 심사과정에서 다른 금융선과 접촉한 모 선사가 신청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캠코는 현재 선사들과 기본합의서(텀시트)를 체결 중으로 향후 선사들의 추가 철회가 있을 경우 매입 선박수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여러 척을 신청했던 선사가 다른 금융선과 접촉하면서 신청을 철회했다”며 “공자위 심사를 마치고 11월께 (매입 선박이) 최종 확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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