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이 해운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세계 5대 컨테이너 항만 중 가장 높은 성장 폭을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21일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부산항은 올해 들어 8월까지 20피트 컨테이너(TEU) 1068만6천개를 처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943만1천TEU에서 13.3% 늘어난 실적이다. 일본 러시아 등 주요 교역국과의 교역량 확대로 수출입 화물이 크게 늘어난 데다 프랑스 CMA CGM 등 주요 선사의 부산항 서비스 강화로 환적화물이 강세를 보인 까닭이다. CMA CGM은 부산항 서비스를 지난해 12항차에서 올해 18항차로 늘렸다.
수출화물은 10.8% 늘어난 286만2천TEU, 수입화물은 14.3% 늘어난 293만7천TEU였다. 환적화물은 481만1천TEU로, 1년 전 422만8천TEU에서 13.8% 늘어났다.
세계 1위 항만인 중국 상하이(上海)항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상하이국제항무그룹에 따르면 상하이항은 1~8월 2101만6천TEU를 처리해 지난해 1906만7천TEU에서 10.2% 늘어난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인 16.3%엔 못 미치지만 올해 해운 불황에 미뤄 양호한 성적표란 평가다.
상하이항은 월간 실적 270만TEU를 돌파하며 올 한 해 를 시작한 뒤 7월과 8월 잇따라 280만TEU를 넘어서며 승승장구했다. 다만 예년과 달리 8월 실적이 7월보다 내림세를 탔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해 세계 2위항으로 밀려난 싱가포르항은 올해 들어 성장률이 더 둔화된 모습이다. 싱가포르해사항만청에 따르면 8개월간 싱가포르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1984만TEU를 기록해 1년 전 1901만TEU에서 4.4% 성장하는데 그쳤다. 2000년대 들어 전년 대비 감소세를 나타냈던 2001년과 2009년을 제외하고 가장 저조한 성장률이다.
특히 경쟁항만인 상하이항과의 격차가 지난해에 비해 더욱 벌어졌다. 양항간 물동량 격차는 지난해 60만TEU에서 올해는 8월말에 이미 120만TEU까지 확대됐다.
이밖에 세계 3위항인 홍콩항은 같은 기간 1614만8천TEU의 물동량을 처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557만6천TEU에 비해 3.7% 성장했다. 홍콩항은 올해 들어 다달이 200만~210만TEU대 초반의 물동량을 꾸준히 처리하고 있다.
4위 항만인 중국 선전(深圳)항은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선전항의 1~8월 물동량은 1487만9천TEU를 기록, 지난해 동기 1482만3TEU에 비해 0.4% 성장하는데 그쳤다.
중국의 닝보·저우산항은 8월까지 14% 늘어난 992만6200TEU를 처리, 부산항을 바짝 뒤쫓고 있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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