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15 09:37
SK그룹 계열사인 SK해운은 2008년 4월부터 신용등급 `A`를 벗어난 적이 없을 만큼 크레딧 시장에서 꾸준함을 보여주고 있다. 신용평가의 핵심 기준 중 하나인 그룹의 지원 가능성을 등에 업고서 해운업계 불황이나 실적 저하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신용등급은 여전하지만 SK해운의 재무구조는 순탄치 않았다. 2008년 이후 매년 순손실을 기록할만큼 수익성이 악화됐다. 런던과 싱가포르 등 해외법인의 실적 부진이 가장 큰 골칫거리로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상황이 지속됐다.
SK해운은 지난 3월 런던법인의 재무구조 안정을 위해 1014억원을 출자하는 등 2007년 이후 총 3800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해외 현지법인을 포함해 앞으로 발주할 선박 규모도 1조7000억원에 이르는데, 적어도 1조원 이상의 추가 투자가 필요한 실정이어서 차입규모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대규모 선박 투자로 인해 2007년 말 개별 기준 1조원에도 못 미치던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3조원에 달할 정도로 급격히 나빠졌다. 2009년 577%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은 6월 말까지 450%대로 낮췄지만 아직도 재무부담이 상당한 편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연결 기준으로 292억원의 영업이익과 65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절반 가량 줄었다. 개별 기준의 영업이익은 309억원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는데, 이는 해외법인에서 깎아먹던 실적이 누그러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까지 개별기준 대비 크게 저조한 수준을 보이던 연결기준 영업실적이 올해 들어 개별실적과 거의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해외법인들의 영업이 다소 안정화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SK해운은 최근 해외법인의 투자규모를 줄이는 등 재무전략을 바꾸고 있다. 지난 4월 런던법인에 대규모 손실을 안겨준 2척의 용선 선박을 반선하는 등 해외 운송계약들을 정리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SK해운의 해외법인 부담은 재무적으로 가장 위험한 이슈였지만 최근 투자를 줄이면서 1분기 이후 실적이 좋아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SK해운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는 있지만 아직 속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자산운용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지난해까지 SK해운의 재무상태는 엉망이었는데, 최근에는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해운업황이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것은 불안 요인으로 계속 남아있다"고 말했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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