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14 07:06
건화물운임지수(BDI)가 9개월 만에 1900포인트를 넘어서면서 해운업계가 불황 탈출 기대감에 고무돼 있다.
1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BDI는 1901로 지난해 12월20일 1955를 기록한 후 9개월 만에 1900선을 회복했다. 이날까지 최근 한달간 BDI는 무려 46% 이상 급등하며 해운시황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2007~2008년에 발주된 선박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투입되기 시작하면서 공급과잉 우려로 지난해 말 이후 운임지수가 급락했지만 노후선 폐선 등에 따라 시황이 바닥을 통과하고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선박 해체량은 지난해 월 평균 49만 재화중량톤수(DWT)에서 올 6월 317만DWT로 6배 이상 급증했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추세라면 연간 선박량의 6%가량이 폐선될 것"이라며 "시황 하락의 지지선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황이 개선될 징후는 선박금융시장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선박금융 조달이 본격적으로 재개되고 있는 것이다. 선박금융은 해운과 조선업황을 진단해주는 역할을 한다. 해운사는 물동량이 늘어날 것을 예상하거나 일감을 확보한 뒤 조선사에 발주한다. 그 다음 발주한 선박과 일감을 담보로 금융권으로부터 선박 제작비용을 조달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해운사들이 조선소를 상대로 발주계약을 해지하거나 인도지연을 요청한 것은 신용경색으로 금융권에서 자금을 풀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박금융 조달이 본격적으로 재개된다는 것은 신조선이 쏟아져 해운사의 수익성이 개선돼 자금회수의 불투명성이 사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9일 국내 최대 벌크선사인 STX팬오션은 최근 국내외 글로벌 9개 은행으로 구성된 대주단으로부터 5억1000만달러(약 5500억원) 규모의 선박금융을 조달했다.
대주단은 △한국수출입은행 △중국개발은행 △ABN암로은행 △DnB노르뱅크 △도이치십스뱅크 △BNP파리바 △ING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은행 △크레디트인더스트리얼ET커머셜(CIC) 9개사 글로벌 은행으로 구성됐다.
이에 앞서 7월에는 국내 중형 벌크선사인 KSS해운이 8900만달러 가스운반선을 발주하기 위해 5785만달러(620억원)를 일본과 노르웨이 은행들로부터 조달하기도 했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선박금융의 주도권을 중국이 쥐고 있다"며 "업황이 개선될 징후가 보이는 지금 국내 금융권이 투자를 재개할 적기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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