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7 17:51

"KTX2 선로전환기 잦은 고장 이유 있다"

강기갑 "검증절차 없이 공장테스트만 거쳐"
지난해 11월 개통이후 올해 5월까지 모두 406건의 장애를 일으켜 국토해양부가 민간조사단까지 구성한 경부고속철도 2단계(KTXⅡ) 구간 선로전환기가 시속 300km 이상 속도에서 정상운행 가능한 지 제대로 된 검증조차 거치지 않고 운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기갑 의원은 철도기술연구원 ‘경부 2단계 선로전환기 장애방지대책마련 용역 결과보고서’(철도기술연구원)를 검토한 결과 이 같이 드러났다고 7일 밝혔다.

철도시설공단은 해당 내용에 대해 스페인 고속철도 공급원 승인과 오스트리아 현지 테스트를 거쳤다는 자료요구 답변을 강기갑 의원에게 회신한 바 있다.

철도시설공단은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의 선로전환기가 시속 250km 이상의 궤도에 설치된 적이 없다는 언론보도 이후, 강기갑 의원이 요청한 자료에 "해당 선로전환기는 스페인 고속철도 공급원 승인을 받았으며, 2008년 1월 오스트리아에서 경부2단계 적용을 위한 시속 300km에서 동하중 시험을 시행한 결과 사용가능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철도시설공사는 해당 선로전환기의 시속 300km 운행 적합성과 관련하여 제작사의 자체 공장 테스트 결과만으로 적합 판정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시속 300km 운행시의 선로전환기 테스트는 "운영선의 실적 또는 운영노선에서의 적정값보다는 이에 대한 시뮬레이션 및 제작사에서 제시된 환경에 의한 시험값으로 대체됐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분기기 개발시에는 반드시 시험되는 단계적 속도 향상에 따른 시험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물론 해당 테스트가 콘크리트 궤도에서 시행되었는지 자갈궤도에서 시행되었는지에 대한 내용도 나와 있지 않다.

특히 보고서는 철도기술연구원이 스페인 고속철도 운영기관인 ADIF에 스페인 고속철도 공급원 승인과 관련하여 질의한 결과 "ADIF가 서명한 문서는 공장에서의 프로토타입의 시험에 대해서만 서명한 것"이라고 답변했으며, "공장에서의 시험은 모든 조건이 제한적이고, 차량이 운행하지 않는 조건이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답변내용을 수록하고 있다. 더불어 스페인은 문제가 된 ‘선로전환기를 사용할 의도는 물론 시험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결국 철도시설공단이 근거로 제시한 스페인 고속철도 공급원 시험 결과도 해당 선로전환기를 선택할 만한 근거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강기갑 의원은 “철도시설공단은 제대로 된 검증 절차도 없이 선로전환기를 설치한 것도 큰 문제인데, 이에 대한 똑바로 된 대책을 내 놓기는커녕 무마하려고만 든다”며, “철도시설공단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담보로 선로전환기를 시험한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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