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30 10:00

현대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시나리오 제기돼

“아직 매각 시작도 안 했는데 확대해석 말아야”

대우조선해양에 1만3100TEU급 슈퍼포스트파나막스 컨테이너선을 발주했던 현대상선의 모기업인 현대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제시돼 눈길을 끈다.

지난 28일 공시에 따르면 현대상선 최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와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상선 보통주를 대상으로 하는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해 주요 언론들은 “대우조선해양이 현대그룹 경영권 방어를 돕는 '백기사' 역할을 하게 됐다”고 밝히며 앞다퉈 소식을 전했다. 이에 대해 증권가 관계자 및 M&A업계 관계자들은 현대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의 인수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대와 기아의 M&A 성공 모델에 비춰 조선과 해운의 조합은 확실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이 하이닉스 인수를 포기한 것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함’이라는 근거없는 추측이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5조원을 웃도는 현대건설을 인수하려고 했던 현대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나서지 못한다는 법은 없다”면서 “여건도 지난 2008년 인수전보다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현대그룹 측은 “대우조선 매각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거기까지 논의됐겠느냐”며 “이번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와 현대엘리베이터, 대우조선해양의 주주 간 계약건에 대해 확대해석은 하지 말아달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지난달 27일 대우조선해양의 노동조합은 ‘바람직한 매각 방향’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 “국민주 방식으로 매각하자는 정치권의 주장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하며 환영의 뜻을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는 2008년 매각과정을 사례로 들며 “입찰 가격을 깎기 위해 근거없는 음해와 비난이 횡횡해 대우조선해양의 대외 이미지 실추는 물론 모든 구성원의 자존심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강조했다.
<황태영 기자 tyhwang@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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