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26 09:05

한중항로/ 비수기 맞아 수출항로 물동량 급감

수입항로 부대운임 부과로 숨통 트여
한중항로는 8월이 전통적인 비수기다. 휴가철로 공장 가동률이 뚝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상반기까지 승승장구하던 수출항로가 8월 이후 내리막길을 걸은 바 있다. 올해 사정도 예외는 아니다. 선사들은 7월에 비해 물동량이 두 자릿수 이상 감소했다고 밝히고 있다. 일부 선사에선 수출 물동량이 최대 40%가량 감소했다고 전했다. 휴가철에다 태풍까지 우리나라를 강타하면서 선박 운항에 차질이 빚어진 까닭이다. 거기다 중국의 긴축정책, 전력공급 차질 등도 호의적인 뉴스가 아니다. 중국은 올해 들어 예년보다 극심한 전력 공급 차질을 겪고 있다. 현지 생산성이 크게 위축될 정도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원부자재 수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선사마다 편차는 있겠지만 8월 물동량이 현저하게 감소한 것은 사실”이라며 “기름값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물량마저 약세를 보여 힘든 선사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항 기준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수출항로는 30달러 안팎, 수입항로는 0달러 수준이다. 하지만 수입항로는 기본운임과 별도로 각종 부대운임 징수가 원활히 이뤄져 선사들에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재 한중 수입항로에서 부과되고 있는 부대운임은 유가할증료(BAF) 160달러 통화할증료 30달러에 더해 컨테이너재배치비용(CIC) 90달러 등이다. 총 280달러가 부대운임 명목으로 수입항로에서 징수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수출항로와 수입항로 물동량 비율은 4:6 정도다. 선사들은 빈 컨테이너 1개를 재배치하는데 300달러가량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추산하고 있다. 선사들이 상대적으로 강세인 수입항로에서 운임을 올려받기 위해 혈안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상반기 한중항로 물동량은 수출 54만4천TEU 수입 73만2천TEU였다. 수출과 수입 모두 13.4% 10.3%의 두 자릿수 성장을 보였다. 다만 수입 피더 물동량은 9만2천TEU로 11.6%나 하락한 것으로 집계돼 취항선사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글로벌 선사들이 부산항 환적을 통해 중국발 화물을 원양으로 수송하던 방식에서 탈피, 중국 주요 항구를 직접 기항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환적물동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지난해 한중해운회담에서 결정된 평택항 기점의 한중항로 신설과 관련해 취항선사들이 조만간 회의를 가질 계획이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는 선사임원회의와 실무자 회의를 9월 초에 각각 갖고 평택항 기점 노선 신설을 논의할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인천·평택권에서 항권이 없는 국적선사는 동진상선 천경해운 태영상선 등이다. 이들 선사는 컨소시엄 형태를 통해서라도 평택항 노선을 개설한다는 입장이다. 중국 선사들은 평택-톈진 노선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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