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10 13:16

엔고 리스크 검증/해운업에 대한 영향을 살펴본다

이대로 엔고가 계속되면 스스로 해외로 나갈 수 밖에 없다.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들이 7일 오전 7시(한국 시간) 긴급 전화회담을 열어 외환시장에서 적절하게 협력한다는 공동성명을 냈으나 그날 오전 도쿄 외환 시장에서 달러가 매입된 것은 순식간이었다.
동일 정오시점에서 다시 지난 주말대비 43전엔 오른 78엔이 되자 일본내 일부 선주는 엔고가 시정되지 않으면 탈일본도 불사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일본상선대의 60% 이상을 가지는 일본 내 선주는 시코쿠와 큐슈, 쥬고쿠지방에 거점을 두고 있다. 도쿄에 있는 운항선사가 일본 내 선주에게 지불하는 용선료는 원칙적으로 100% 달러기준이다. 일본 내 선주에 있어서 현재의 엔고는 최대의 감수(減收)요인이다.
이극화가 진행되는 일본 내 선주 업계에서는 작년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해외로의 사업이전을 검토하는 회사가 증가했다. 구체적으로는 세제의 장점이 높은 아시아의 싱가포르와 홍콩, 유럽에서는 룩셈부르크 등이다.
원래 일본 내 선주는 중소기업이라 부르기에는 너무나 BS(대차대조표)가 크다는 특징이 있다. 1척당 최저 수십억엔에 이르는 외항선을 복수척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자기자본이 극단적으로 적은 반면 자산, 부채가 과도하게 크다는 재무구조를 가진다.
일본 내 선주는 애당초 법인세와 상속세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던 차에 수입의 전액이 달러라는 점에서 엔고 리스크가 가시화돼 이전(移轉)가격 세제의 문제만 해결할 수 있다면 해외로 진출하고 싶어하는 선주는 상당수 있다고 한다.
엔고 리스크는 운항선사에 있어서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선주의 경영이 어려워짐으로써 운항선사가 신조선 보유를 독촉당하는 케이스가 증가하고 있다.
벌커와 탱커시황의 침체로 운항선사가 자신의 캐시플로우(현금수지)도 악화돼 신조선을 자사 보유로 전환한 경우,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융자가 증가한다. 일부는 자기자금을 투입하게 돼 일시적으로 현금부족을 야기시킬 우려도 있다.

도쿄소재 메가뱅크가 BIS규제(자기자본비율에 관한 국제기준)를 염두로 일본 내 융자를 축소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내 선주의 자금수요와 운항선사의 일시적 현금부족은 지방은행의 지지가 없으면 꾸려나갈 수 없다.
엔고는 언제까지 계속될지 선행지표가 보이지 않는 불안은 해운업계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의 융자방침마저 마이너스 영향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엔고는 마이너스면 뿐만은 아니다. 길어지는 엔고에 지쳐 최근에는 현재의 엔고를 해운의 플러스재료로 이용하려고 하는 발상도 있다.
세계 단일 마켓인 해운시장에서는 일본세 뿐만 아니라 구미, 아시아 등 각국의 해운회사가 시황약세의 영향을 받는다. 일본 기업 사이에서는 엔고를 활용해 해외선사와 M&A(기업의 인수, 합병)의 호기를 잡을 전략도 세우고 있다.
2011년 3월기말 상장기업의 보유자금은 전년비 4% 증가한 약 52조엔으로 과거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동일본 대지진의 발생으로 각사 모두 일시적으로 투자를 억제했으나 한편으로 4월 이후 다시 M&A 안건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해운업계에서는 유럽의 AP모럴 머스크가 LNG 사업의 매각 검토, 일본의 일부 상사, 해운도 검토를 시작했다. 중국에서는 물류 인프라에서 복수의 매수 안건이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황악화로 신조선에 대한 투자에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국적선 각사는 차세대를 겨냥하는 사업으로 투자분야를 전환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러다면 엔고는 리스크일까 기회일까? 과거의 전례를 보면 엔고는 기업경영에 최고의 적임에는 틀림이 없다. 한편으로 엔고에 직면함으로써 해운업계가 국제경쟁력을 키워 새로운 사업분야를 개척해 왔다는 케이스도 있다.
일본만으로는 환율을 컨트롤할 수 없음이 증명된 이상 해운업계는 엔고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제 하에 단기와 장기 양쪽의 기업방침을 확립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 출처 : 8월9일자 일본 해사신문<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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